대선 D-4 사전투표 현장 목소리
주권 행사하려는 유권자 발길 이어져
거대 야당이 꺼내든 대선 키워드 '심판'
30일과 6월 3일에도 투표 이어져

내란 심판이냐, 야당 독주 차단이냐. 유권자 분노가 향하는 방향은 달랐지만 투표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은 같았다. 6.3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둘러 주권을 행사하려는 유권자 발길이 이어졌다.

거대 양당은 이번 대선 키워드로 ‘심판’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12.3 내란 책임을 물으려면 이재명 후보가 당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야당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며 김문수 후보 지지를 요청한다.

“심판하러 왔지요. 이번에는 정말 (투표) 안 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김종연(72) 씨는 이날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복지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그는 “내란이 일어나서 나라가 거덜이 났는데 투표를 안 할 수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지난해 12.3 계엄이 선포되고 나서 잠을 제대로 못 잤고, 텔레비전을 틀면 분통 터지는 일뿐이었다고 했다.

김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계엄을 할 요건도 충족하지 않고서 내란으로 국민을 못 살게 하고 나라 경제를 망가뜨렸다”며 “내란 우두머리가 거리를 돌아다니고 영화도 보고 못하는 짓이 없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5시 40분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주민자치센터 투표소에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첫날인 29일 오후 5시 40분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주민자치센터 투표소에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김구연 기자

 

창원시 의창구 봉림동행정복지센터 투표장은 주차난을 겪을 정도로 붐볐다. 지하 주차장은 가득 차 이중주차를 해야 했고, 시민들은 비상등을 켠 채로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투표하러 갔다. 사전투표소 출입구는 밀물과 썰물처럼 유권자들이 나고 들었다.

김은주(60) 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인근 요양병원에 있는 아버지와 함께 투표하고자 휠체어를 밀며 봉림동행정복지센터 투표소로 향했다.

김 씨는 “이 나라에 정의가 없어서 정의로운 사람을 뽑고 싶다”며 “정치인들에게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부끄러움을 모르니 국민도 따라가서 상식이 없어지고 뻔뻔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영(54) 씨는 내란 세력 심판을 위해 투표 날만 기다렸다고 밝혔다.

이 씨는 “계엄을 살면서 듣기만 들었지 겪게 될 줄은 몰랐다”며 “시대에 맞지 않는 일이 일어난 게 너무 황당하고 내란을 일으킨 윤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가지 않는 것이 제일 기가 차고 무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첫날인 2025년 5월 29일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첫날인 2025년 5월 29일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행정복지센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조오성(74) 씨는 사전투표소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때마침 집 앞에 사전투표소가 설치돼 잘됐다면서 손뼉쳤다. 이날 아침에는 국민의힘에서 전화까지 걸려 왔다면서 휴대전화를 들어 보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음성 메시지였다.

조 씨는 “계엄은 계엄이고 선거는 선거”라며 “야당이 발의한 탄핵안만 몇 개인지 모른다. 야당이 국회 안에서도 다수인데 대통령까지 나오면 국정운영을 제멋대로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해구 병암동주민자치사랑방에도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막년(71) 씨는 “나라를 지키려면 야당에 표를 몰아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씨의 휴대전화에는 태극기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그는 “각종 의혹이 있는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면 자기 죄를 덮으려고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근처 선거 벽보를 읽으면서 길을 걸어가던 최지영(26) 씨는 “아직 선택하지 못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걱정되는 부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6월 3일 본 투표 당일까지 고민을 계속 할 생각이다. 지지하는 후보는 다르지만 새 대통령을 뽑으려는 발길은 30일과 6월 3일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사전투표 안내도
사전투표 안내도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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