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사전투표 동참해 달라" 호소
부정선거 의혹 제기하던 국민의힘도 사전투표 독려
윤 전 대통령과 선 긋고 보수세 결집에 나선 국민의힘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이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선거 막판 지지세 결집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전투표 폐지를 주장했으나 독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고 보수세 결집에 나서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이들은 이번 조기 대선의 원인 국민의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전투표로 내란을 종식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심판하자고 호소했다.
송순호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번 대선은 무너진 민생을 일으키고 짓밟힌 민주주의를 회복시켜 갈라진 국민과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통합하는 선거”라면서 “사전투표로 내란을 종식하고 대한민국을 살리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각지에서 사전투표 독려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25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전투표 관련 질문에 “투표해야 6월 3일 국민 여러분이 승리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경남도당도 사전투표 독려에 나서고 있다. 거리마다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펼침막을 내걸고 누리소통망(SNS)에 홍보물을 뿌리는 식이다. 이미 중앙당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자는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전투표 폐지 입장을 밝혔으나 태도를 바꿨다.
김 후보는 2일 “논란이 많은 사전투표제를 폐지하고 본투표를 이틀간 시행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25일에는 “걱정하지 말고 사전투표에 참여해달라”며 “저도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불과 20여 일 만에 입장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부정선거를 계엄 명분으로 내세웠던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그동안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던 극우 세력 손을 잡는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극우 세력에 편승한 행보가 실제 선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듯하다.
홍재우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사전투표를 부정한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계속 연결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 그 고리를 끊으려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국민의힘 안에도 부정 선거와 고리를 끊으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부정선거를 주장하면서 선거를 치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욱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민의힘 안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단절하라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고 사전투표에서 부정선거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김 후보도 선거를 한두 번 한 사람이 아니므로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야기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막판 지지세 결집을 위한 행보로 사전투표를 권한다는 풀이도 나온다. 사전투표는 편의성과 투표율 상승효과는 어느 정도 증명돼 있다. 정당 처지에서는 지지층을 향한 사전투표 독려가 손해 보는 장사가 될 수 없다. 보수진영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계속 확산되면 오히려 지지층 투표율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조 교수는 “과거에는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 진영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는데 그게 정확하다고 말하기 힘들다”며 “국민의힘도 지지율이 점점 상승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사전투표에서 결집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미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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