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에 후보를 낸 주요 정당 이념 성향이 더불어민주당(이재명 후보)은 진보, 개혁신당(이준석 후보)은 중도 보수, 민주노동당은 극진보에 해당한다는 시민사회단체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김문수 후보)은 질문에 응답하지 않아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21대 대선 각 정당 응답 결과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정당별 이념성향 조사지 30문항 응답 결과를 공개했다.

경실련은 운영 중인 ‘정당선택도우미’를 전면 개편했다. 여기에 이념 스펙트럼 기반 분석 방식을 도입했다. 4단계 척도로 유권자와 정당 간 이념 좌표상 거리를 계산하는 구조로 바꿨다.

점수 해석 기준에 따라 △중도 성향 -20~+20점 △진보 성향 +20~+40점 △극진보 +40~+60점 △보수 성향 -20~-40점 △극보수 -40~-60점 등으로 분류했다.

민주당은 +22점으로 중도보다 약간 진보로 기운 것으로 집계됐다. 복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진보 정책을 대체로 수용하면서도 일부 경제·안보 이슈에는 중도적 태도를 보였다.

개혁신당은 -15점으로 중도 보수 경향에 속했다. 시장 자율·핵발전소 확대·노동 유연화 등 보수적 견해가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

민주노동당(권영국 후보)은 +55점으로 극진보 성향이었다. 노동·복지·평화·국유화 지지 등 전 분야에서 한결같이 진보 성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응답하지 않아 점수를 책정하지 못했다. 경실련은 “민주당, 개혁신당, 민주노동당 등 모든 정당에 동일한 설문지를 전달하고 여러 차례 회신을 요청했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기한 내 어떠한 응답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정책과 관련한 유권자 질문을 무시하는 건 공공적 책무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주한미군 주둔은 한반도 안보의 핵심이다 △국가보안법은 안보상 유지돼야 한다 △차별금지법은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 △최저임금은 대폭 인상해야 한다 △노동시간 유연화는 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하다는 5개 문항에 응답하지 않은 데에는 유감의 뜻을 전했다. 민주당은 이들 문항에 찬성이나 반대 응답을 하지 않고 약술형으로 응답했다.

정당 이념 분포는 독일 CMP(Comparative Manifestos Project)의 RILE 지표 13문항과 한국 사회 구조적 쟁점과 이념 대립을 반영한 한국형 17문항으로 구성됐다. 문항은 이념 균형을 고려해 좌파 15개, 우파 15개로 비율이 조정됐다. 경실련은 선거마다 같은 문항을 반복 적용해 정당의 이념 성향과 정치 지형을 시계열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축한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번 ‘정당선택도우미’ 개편으로 이념과 정책 중심 선거문화를 촉진하고, 유권자 관심을 환기해 정당과 후보가 스스로 정책적·이념적 위치를 책임 있게 밝히게 유도하려 한다”며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도 각 정당 위치를 시민에게 명확히 보여줘 선택 기준이 정쟁이 아닌 정책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당선택도우미’는 경실련 누리집에서 누구나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