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6명이 보낸 내란 정국
윤석열 옆에 선 김문수·한덕수
이재명·이준석은 국회로...계엄 비판
광장서 시민과 함께 한 김재연·권영국
6월 3일 대통령 선거 시발점은 2024년 12월 3일 불법 비상계엄 선포입니다. 내란에서 탄핵, 파면 그리고 대선 정국으로 이어지는 동안 벌써 5개월이 흘렀습니다. 지금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앞으로’를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란 이후 행적부터 되짚어봐야겠습니다. 알 수 없는 미래보다 박제된 과거가 검증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검증 대상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한덕수 무소속 후보 등 6명입니다. 정당 선출 후보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이상 지지율을 얻는 후보입니다.
불법 비상계엄 선포 직후부터 대선 후보들이 서 있는 곳은 저마다 달랐다. 누군가는 국회, 누군가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자 옆에 섰다. 그리고 누군가는 광장에 섰다. 당시 발언과 태도는 여러 가지 형태로 기록돼 있다.
◇윤석열 옆 김문수·한덕수 =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윤석열 정부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다. 김 후보는 불법 비상계엄 직후 이런 말을 남겼다.
김 후보는 지난해 12월 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내일을 여는 청년의 날’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정도의 어려움에 처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때 대통령 자리가 공백이 되면 수출이나 기업, 노동자 등에게 마이너스”라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을 해야 하는데 탄핵이 우리 국민에게 무슨 유익함이 있겠느냐”고도 했다.
김 후보는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로 국회에서 질타를 받기도 했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김 후보 발언을 문제 삼으며 장관 탄핵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1월 6일 노동부 출입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강제집행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인 만큼 기본적인 예우는 갖춰야 하는데 너무 나가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은 기소도 안 됐는데 완전히 죄인 취급하는 건 해도 너무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3월 10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하던 헌법재판소를 비난했다. 당시 헌재는 재판관 임기 만료 전에 선고하려고 했다. 김 후보는 “정당한 헌법재판이 아니라 정치재판이고 여론재판이고 졸속재판”이라며 “대통령이 공정한 재판으로 다시 직무에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과 태도로 김 후보는 계엄 옹호 세력 지지를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한덕수 무소속 후보는 윤석열 정부 유일한 국무총리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소집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한 후보를 내란죄 혐의로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한 후보는 불법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역할을 부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11일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일관되게 반대했지만 끝내 막지 못한 것을 깊이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1월 15일 국회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 절차에 흠이 많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5월 2일 대통령 권한대행에서 물러나 대선에 출마했다. 무소속으로 출발한 그는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를 꾀하고 있다.
◇국회에서 이재명·이준석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불법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유튜브 채널로 생방송을 진행하며 국회로 향했다. 방송에서 시민에게 국회 앞으로 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계엄 해제 직후 기자회견에서 “계엄 선포는 헌법과 계엄법이 정한 비상계엄 선포 실질 요건을 전혀 갖추지 않은 불법 위헌”이라며 “이번 불법 위헌의 계엄 선포로 더 나쁜 상황으로 추락하는 게 아니라 다시 정상 사회로 돌아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불법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을 두고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사적 이익과 권력 강화·유지를 위해 남용한 명백한 국가 내란 범죄 수괴”라고 말했다.
지난달 4일 윤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되자 이 후보는 “지금 제일 중요한 과제는 신속하게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불법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로 진입하지 못했다. 국회 입구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은 영상으로 남아 있다. 국회 탄핵소추안 발의 당시 “탄핵안에 대해 국민 뜻을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나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항의하는 서부지법 폭동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되는 민주와 법치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라며 “선동자와 가담자 모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장에서 김재연·권영국 = 진보당과 민주노동당은 계엄부터 광장에서 시민과 연대하며 윤 대통령 탄핵, 파면을 외쳤다.
김재연 진보당 후보는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전부터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김 후보는 2월 19일 야 5당 대표들과 함께 ‘내란 종식 민주주의 헌정 수호 새로운 대한민국 원탁회의’를 출범시켰다.
김 후보는 지난달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타협 없는 내란 청산과 권력기관 개혁으로 제2의 내란을 방지하겠다”며 “주권자의 심판으로 내란 정당 국민의힘을 해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노동당·녹색당 등과 사회대전환연대회의를 꾸려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사회대전환연대회의는 단일화 없이 진보정당 후보가 선거를 완주하는 게 목표다.
이들은 내란 세력 해체에 힘을 모으고 있다. 권 후보는 지난 1일 광화문 광장 출마선언에서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고 탄핵 세력의 부활과 내란 세력 존속의 근원인 낡은 기득권 정치를 깨끗이 해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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