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정치·정책 비전 보이며 경선 완주
당권, 지방선거 출마에 일각선 입각 전망
정치적 입지 좁아진 김두관 유학 등 고려?
영남 지방선거 획기적 선택해 재기 가능성

김경수·김두관. 경남도지사를 지낸 두 사람은 도내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다. 이들이 21대 대통령 선거 당 경선에 각각 낙선·불출마했다.

호남이 지역 기반인 정당에서 지역주의 극복을 기치로 당세가 약한 경남에서 고군분투해 온 이들이다. 부산·경남이 지역 기반인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 호흡을 같이하며 한때 경남 민주당 ‘맹주’로 당세 확장과 정치력 강화에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재명 대선 후보 중심으로 민주당이 재편된 지금 도내에서도 중앙 정치 무대에서도 주류에서 멀어지는 형국이다. 이들이 정치적 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

◇경선 부진에도 운신 폭 넓은 김경수 = 김경수 전 지사는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합계 득표율 3.36%를 기록했다. 노무현·문재인의 적자라는 이름값에 비해 초라하다. 하지만, 3년 넘게 드루킹 사건에 연루돼 옥살이를 했다. 사면·복권돼 영국 유학 등으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기간을 돌아보면 득표율 이상의 정치적 수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김두관·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경남도민일보 DB
김두관·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경남도민일보 DB

경남도지사 시절 입안한 ‘메가시티’ 정책을 전국 5개 권역으로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 자치권을 확대할 예산 30조 일괄 지원 등 분권 전략 등을 선보였다. 여기에 수도와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 광역교통망 확충, 권역별 청년 창업 펀드 조성 등을 더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매개로 자신만의 국가 운영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 면모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김명섭 대변인은 “누구는 ‘착한 2등’ 전략이라는 등 폄하하기도 했지만 계란도 아닌 두부로 바위를 치는 심정으로 정치를 일신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진심이었다”며 “착한 정치, 겸손한 권력이 강한 나라를 만든다는 것을 국민에게 각인시키는 데 노력한 점을 좋게 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28일 김 전 지사에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아 힘을 보태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 여부는 조만간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친노·친문 계파 아우르기로 볼 수 있지만 ‘겸손한 권력’ 이미지, 국가균형발전 큰 그림을 제시한 정책 수렴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김동연의 비전이 이재명의 비전이고, 김경수의 꿈이 이재명의 꿈”이라며 “더욱 단단한 민주당이 돼 한 팀으로 승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눈길은 대선 이후로도 이어진다.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김 전 지사 역할과 활동 영역도 더 넓어질 전망이다. 일단 당권 도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당이 워낙 이재명 후보 중심으로 단단히 뭉쳐 있어 쉽게 결심하기는 어렵다. 이에 일부 참모진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 등을 염두에 두기도 한다. 다만, 한 차례 경남도지사를 지낸 만큼 다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서는 것은 무리로 보는 시선도 있다.

김 전 지사를 잘 아는 도내 한 정치인은 “드루킹 사건으로 중도에 도지사직을 그만두게 된 데 따른 도민 여론 등을 고려하면 다시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것보다 이재명 정부 내각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선택지를 모색하는 게 더 현명한 일 아닌가 싶다”고 의견을 말했다.

◇김두관, 좁아진 입지 지방선거에서 반전? = 김두관 전 의원은 당이 대선 경선 전통과도 같던 ‘완전국민경선제’를 버리고 ‘국민참여경선’을 채택한 것을 비판하며 경선을 거부했다. ‘이재명 일극체제’를 문제 삼아 지난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당 주류와도 결을 달리해 현재 당내 운신 폭이 그리 넓지 않다.

김 전 의원은 28일 누리소통망(SNS)에 올린 글에서 “이 후보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면서도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하나 되지 못하는 민주당이 걱정된다. 더욱 낮추고 겸손하게 본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승리하는 길에 함께하겠다”며 당 화합에 자기 역할을 언급했다. 그럼에도, 김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이 후보 측에서 선거대책위원회에 함께하자는 제안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행보를 정하는데도 고민이 따른다. 참모진 일각에서는 차기 대권을 보고 견문과 인맥을 넓히는 차원에서 미국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다. 김 전 의원은 정치 공백기 중국과 독일에서 공부한 적이 있다. 한편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경남·부산·울산에 김경수 전 지사와 동반 출마해 이 지역을 확실한 당 우세로 만들어야 한다는 그림이다. 김 전 의원 대선 캠프에는 초대 민선 부산시장을 지낸 문정수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참여했었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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