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당시 "방첩사 주요 인사 체포 도와라"
윤 지시 폭로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 증인석에
법원, 내란 형사재판 20일 공판준비기일 지정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 내란 수괴 혐의 형사재판이 20일 시작된다. 4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에는 비상계엄 당시 주요 인사 체포에 협조하라는 윤 대통령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증인으로 나선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대통령 첫 공판준비기일을 20일 오전 10시로 지정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들 법정 출석 의무는 없다. 윤 대통령이 준비기일에 출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
앞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는 지난달 2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윤 대통령 사건을 송부받았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에 두 차례 윤 대통령 구속영장 기간 연장을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대검찰청은 이에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를 열어 법률 쟁점과 처분 방향 등을 논의한 끝에 지난달 26일 윤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다.
윤 대통령 공소장은 총 100쪽이 넘는다. 앞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 공소 내용과 일부 겹친다.
윤 대통령 사건과 마찬가지로 형사25부가 재판을 맡은 김 전 장관과 여 전 사령관 등 사건과 병합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재판 지연 우려, 현직 대통령 재판 등 특수성으로 병합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4일 오후 열리는 헌법재판소 윤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기일에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비상계엄 당시 군 사령관들이 증인석에 선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이다. 여기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도 증인으로 나선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우선 방첩사령부를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지원할 테니 도우라”는 지시에 따라 여 사령관에게서 여야 당 대표와 국회의원, 전·현직 대법관 등이 포함된 체포 대상자 명단을 전달받았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경질된 홍 전 차장은 “12월 5일 오전 신뢰할 만한 인물로부터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에서 격노해 ‘홍장원을 때려죽이겠다’고 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6일 6차 변론기일 증인으로는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김현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 등이 나온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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