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제시한 경남 미래 발전상 '모호'
송순호 "경남형 RE100·기본소득 실현"
진보정당 출신 송 위원장 당 활착 '애매'
외연 확장보다 투쟁 일변 흐를까 경계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송순호 도당 위원장 체제가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남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18일 열린 당 대표 경선에서 득표율 85.40%로 당선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지역 경선에서도 득표율 87.2%를 얻었다. 경남이 ‘홈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는 김두관 후보(11.6%)에 압승을 거뒀다. 그만큼 경남에서도 당내 유력 대권 주자로서 이 대표 역할에 기대가 크다.

이 대표 체제 속 경남의 변화상을 가늠하기는 한계가 있다. 그는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지방소멸에 대응한 국토균형발전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재생에너지 사회로 전환을 강조했다.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대응과 함께 국가의 대대적인 투자로 에너지고속도를 구축하고, 농산어촌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해 아무데나 팔 수 있는 전력망 구축을 주장했다. 이렇게 재생에너지 생산력이 높아지면 기본소득이 도입될 수밖에 없고, 이는 보편적 기본사회로 전환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경남 산업구조를 진단하고 이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남부내륙철도·진해신항·가덕도신공항·우주항공 산업 등 현안 관련 구체적인 약속도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송순호 경남도당 위원장. /송순호 누리소통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송순호 경남도당 위원장. /송순호 누리소통망

이 대표 경남 발전 전략과 구상을 도민이 체감하도록 구현하는 일이 송순호 위원장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송 위원장은 “먹사니즘, 에너지고속도로, 경남형 RE100, 경남형 기본사회, 경남형 당원주권시대를 대표님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경남형 RE100, 경남형 기본사회 등 실체가 송 위원장 손에서 어떻게 발현할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에 경남을 비롯한 영남 출신 인사가 대거 포진한 데 눈길을 둔다. 이재명(경북 안동) 대표를 비롯해 김민석(사천)·전현희(통영)·김병주(경북 예천)·이언주(부산) 최고위원 등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영남 인사들이 활동할 지 예의주시 해야한다. 꽤나 복잡한 의미가 담겼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대선 등에 미칠 영향력의 함의를 뜻하나 경남도당으로서도 김민석·전현희 등 출신 인사들의 현안 지원과 역할에 일말의 기대감을 둘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구가 서울·수도권이고, 각급 선거에서 출신 지역에 도전한 적이 없어 연고주의에 기댈 것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순호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당선한 이후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송순호 누리소통망
송순호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당선한 이후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송순호 누리소통망

송순호 위원장 어깨가 무겁다. 친이재명계 최대 계파로 부상한 더민주혁신회의를 등에 업고 위원장이 된 만큼 이 대표가 이끄는 중앙당과 어떤 결합력을 보여줄지가 관심사다.

송 위원장은 기본소득국민운동 경남본부 상임대표를 맡고 2022년 대선 경선에서 지지를 선언하는 등 이 대표와 연결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대표 최측근과 확실한 연결고리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 소속 경부울 국회의원 수가 21대 7명에서 22대 5명으로 줄어들고, 수도권 중심성이 더욱 강화되는 당내 현실 속에서 미미해진 당내 경남의 역할과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이는 송 위원장이 19일 누리소통망(SNS)에 이 대표에게 “민족 정체성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친일부역자들을 청산하는 반민특위를 추진해달라” 제안하고 “억강부약 대동세상 이재명 정부를 경남이 선봉에 서서 반드시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히는 공개편지를 쓴 이유로 해석된다.

 

송순호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도당 위원장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 하야 촉구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송순호 누리소통망
송순호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도당 위원장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 하야 촉구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송순호 누리소통망

송 위원장은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 출신으로 촛불항쟁 이후 2017년 대선 이후 민주당에 입당했다. 시민사회운동가·진보정당에 오래 몸담아 중도개혁 성향인 민주당에 활착했다고 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지방의원을 오래했지만 정치를 운동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도내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는 당에 우호적인 중도 보수를 포용할 줄도 아는 ‘정치’보다 윤석열 정권 타도, 박완수 도정 비판 등 ‘투쟁 일변도’로 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도당 위원장 선거에 나선 게 2026년 지방선거 창원시장 출마를 고려한 행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송 위원장 과제는 당내 통합과 외연 확장, 2026년 지방권력과 2027년 정권 교체 발판 마련으로 정리된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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