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역사·인물 다룬 책 두 권 펴내
기록물 의미 넘어 꾸준한 관심에 감사

올해 들어 처음 펴낸 책이 <줬으면 그만이지-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이다. 20대 초반부터 50년 넘게 나눔과 베풂을 실행하고도 정작 당신의 이름은 눈곱만큼도 드러내지 않은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다. 커다란 울림과 감동을 안겨주는 내용이어서인지 반응이 뜨거워 한 달 남짓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3쇄를 준비하고 있다.

새해 들머리부터 이런 좋은 일이 생기니 책이 나오는 데 작으나마 힘을 보탠 당사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선한 영향력이 나비의 날갯짓처럼 퍼져 나가고 다른 한편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일지언정 빠듯한 신문사 살림에 보탬도 되니까 말이다.

하지만 보람은 이렇게 크고 빛나는 일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눈길을 덜 끌고 적게 팔리는 책에도 보람은 있더라는 말이다. 이를테면 지난해 잇따라 펴낸 <재미있는 우리 칠원읍지>와 <함안에 담긴 역사와 인물>을 들 수 있다. 앞엣것은 조선시대에 편찬된 읍지인 <칠원읍지>를 바탕으로 당시 칠원현의 강역이던 함안 칠원읍·칠서면·칠북면과 창원시 구산면에 어린 사람·역사·문화를 훑어보았다. 뒤엣것은 옛 함안군과 칠원현을 합한 지금 함안군의 역사와 인물을 1500년 전 아라가야에서 70년 전 6.25전쟁까지 굵직굵직하고 특징적인 팩트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물론 어차피 팔리지 않을 책이라 여기고 기록을 남기는 데 만족하면서 서점에 깔릴 책은 조금밖에 찍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시장에서 반응이 왔다. <줬으면 그만이지>와는 견주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하지만 일정 부분 꾸준하게 판매도 되었고 관련 전화 또한 여러 차례 받았다.

어떤 분은 당신의 고조할아버지가 '역사책'에 나왔다며 뿌듯해했고, 어떤 분은 자신이 사는 고을의 역사를 전에 없이 풍성하게 다루었다며 반색을 했다. 또 칠원민란을 읽고는 함안군의 공식 역사서인 <함안군지>(1997년)에도 들어 있지 않은 내용이라며 새로운 팩트를 일러주는 분도 있었다.

이런 덕분에 민란의 주동자가 역적으로 몰려 처형당했다가 대한민국 시기에 신원 된 이야기며 그로 말미암아 집안이 풍비박산 나면서 후손들이 말도 못하게 고생한 이야기를 들었고 당대에 극심하게 탄압을 받았던 탓에 해당 지역에 널리 퍼졌던 유행어도 알게 되었다.

<재미있는 우리 칠원읍지>와 <함안에 담긴 역사와 인물>은 이렇게 어떤 분에게는 자부심을 드높이는 밑자락이 되었다. 또 여태 가려져 있던 지역의 역사 한 대목을 세상에 끄집어내 보였다. 나아가 당대의 구체적인 팩트까지 드러내 보여 주면서 지역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양자를 두고 말하자면, 큰 것은 커서 훌륭하고 작은 것은 작은 대로 아름답다. 나는 작은 것도 적자를 보지 않을 정도로는 팔리면 좋겠다.

/김훤주 출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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