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국에도 공동체 생각 않는 집단들
그러나 태풍이 크면 정화 기능도 커진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일상은 정지되고 경제는 얼어붙었다. 이런 정도면 누구나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겠지 싶었는데 아니었다. 중국발 입국 금지를 거듭 내세우는 대한의사협회가 그렇다. 이익단체일 뿐인데도 전문가단체라 우기며 청와대 토론회에서 배제되었다고 트집도 잡았다. 입고 벗기 쉬운 1회용 방수성 긴팔가운으로 충분하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착용을 권장했을 뿐인데도 감염 우려를 내세워 전신방호복이 아니면 안 된다고 딴죽을 걸었다.

정치권도 다르지 않다. 추경을 둘러싼 언행에서 속마음이 환히 보인다. 미래통합당은 추경을 하면 여권이 인심을 얻을까 싶고 반대하면 표가 떨어질까 싶어 전전긍긍이다.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서는 없는 책임까지 추궁하며 무능하다고 몰아붙인다.

신천지는 가장 큰 책임이 있는데도 감추고 숨고 거짓말하고 도망다니기 바쁘다. 게다가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라 떠들어댄다. 이 와중에 모임을 계속하겠다는 교회도 있다. 종교의 자유라고? 국가와 사회가 존재하지 않는 종교는 어디 있는가.

반면 SNS에서는 선한 의지가 줄을 잇고 있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여기에 있었다. 코호트 격리 중인 창원의 한 병원에 대해서는 평소 베푼 바가 많았던지 여러 개인과 단체들이 격려와 응원을 쏟아내고 있다. 일선 의료진에게 떡과 음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영세자영업 매출이 격감한 대구 지역에서 구입한다니 일석이조다. 방역이 필요한데 돈이 없어 못하는 시설이나 단체에는 공짜로 해주겠다는 업체도 나타났다.

의사들이 고생이 많다는 위로에 의사만 거론하면 맞지 않다고 사양하는 의사도 있었다. 간호사도 방사선사도 재활치료사도 원무과도 경비분들과 청소여사님들까지 또 격리의 불편을 인내하는 환자분들까지 한마음으로 이겨내고 있다는 취지였다. 대구로 달려가겠다는 간호사 조카를 보고 뭉클 울컥했다고 심정을 적은 글도 보였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우체국 앞에 2시간 넘게 길게 늘어선 줄에서도 따뜻한 소식이 날아왔다. 다들 불안한 마음으로 일행과 함께 서 있는데 아줌마 2명이 주전자와 종이컵을 들고 나타났다.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 따끈한 차 한 잔은 마음을 데우는 인정이 되어 작은 웃음으로 잔잔하게 번졌을 것이다.

태풍이 클수록 피해도 크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화하는 기능도 덩달아 커진다. 눈에 보이지 않던 쓰레기가 떠오르고 삭은 가지들도 한편에 쌓인다. 물이 빠진 뒤 걷어내면 그만큼 깨끗해진다. 어려움이 클수록 본모습은 더욱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법이다.

코로나19를 피해 대구에서 온 딸과 밥상을 함께하며 1주일째 집안에서 지내고 있다. 집이 코딱지만 해서 서로 불편하지만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다는 좋은 점도 있다. 훗날 어쩌면 추억처럼 떠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출판국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도서 제작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합니다. 학교와 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문화사업(공연··이벤트 제외)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기자로서 생태·역사 부문 취재도 합니다. 전화는 010-2926-3543입니다. 고맙습니데이~~~
[출판국에서]아무도 안 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비춰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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