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 다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잘 풀리길 기원합니다.

속절없이 흐르는 게 세월이라지만, 2020년은 우여곡절 끝에 가까스로 도달한 한 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만큼 2019년에 대두된 이슈가 우리를 힘들게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격동으로 점철된 2019년을 복기하면 한 가지 뚜렷한 흐름이 나타납니다. '다원화'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한국 사회가 복잡해지고, 특히 첨예한 이해 충돌이 빚어지면서 그 틈을 타 가짜뉴스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복잡다기한 사안은 개인이 이해하고 감당하기 힘든 것이기에 '진영 정서'에 소구하는 가짜뉴스는 날개 돋친 듯 퍼졌습니다. 수년 전 시작된 이 현상은 아마 올해에도 더하면 더했지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원화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짜 뉴스란 불가피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것쯤은 미디어 시장에 맡기면 된다고들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명백한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미디어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가짜뉴스'는 심각한 범죄와 다를 바 없습니다.

가짜뉴스는 첫째 뉴스 수용자들을 오도합니다. 둘째 그들에게 그릇된 신념을 주입합니다. 셋째 극단적인 행위를 선동합니다. 고전 미디어 이론은 이런 상황을 예상한 바 없습니다. 그래서 다들 안이한 시각으로 이 현상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한국 사회는 한동안 더 첨예해질 것입니다. 진영 간 충돌은 더 격화될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것은 우리 주변에 독가스가 스멀스멀 퍼지는 걸 그대로 두고 보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시민 사회에서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국회와 정부도 손 놓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당연히 기성 언론도 자기 반성에 나서야 합니다. 특히 기성 언론은 자신들이 가짜뉴스를 부추기는 온상이란 사실을 자각해야 합니다. 요즘 화제성 기사가 뜰 때마다 기사에 달리는 댓글 반응을 한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기사를 이 따위로 쓰다니 닥쳐 이 기레기야! 니들이 무슨 언론이야?"

참담한 심정에 온 몸이 아립니다. 때문에 새삼 언론이 지녀야 할 첫 번째 덕목인 신뢰를 떠올립니다.

주주·독자 여러분! 바야흐로 미디어 백화제방 시대입니다. 미디어와 수용자라는 고전적 구별은 이제 의미를 상실했습니다. 온라인 미디어와 수용자는 사실상 한 몸이 됐습니다. 이런 대전환기가 건강성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방역체계가 필요합니다.

언론이 신뢰를 회복해 가짜뉴스라는 독가스를 걷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사회 앞날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창간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신뢰'에 방점을 두고 20년이 넘도록 한길을 걸어왔습니다.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는 다양한 평가가 존재하지만, 지역민들의 여망을 저버리고 딴 길을 꾀한 적은 없다고 자부합니다.

2020년 벽두에 다시 주주·독자 여러분에게 약속드립니다. 신뢰라는 가치를 끝까지 고수하면서, 가짜뉴스가 사라지는 그날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건승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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