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가득 남사마을 체험
바닷가 해지개길 풍광 감상
생태천 숲길서 신나게 뜀질

▲ 남사마을 이씨 고가를 살펴보는 아이들.
▲ 남사마을 이씨 고가를 살펴보는 아이들.

◇역사탐방

두산중공업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창원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와 함께 토요동구밖교실 역사탐방·생태체험을 올해로 6년째 운영하고 있다. 역사탐방에서 해마다 하는 질문이 있다. "역사 공부를 하고 싶어서 온 친구들 손들어보세요. 아니면 그냥 재밌게 놀려고 온 친구는?" 어느 쪽에 더 많이 손을 들까? 신기하게도 역사 공부를 하고 싶어서 온다는 친구들이 점점 늘고 있다. 올해도 3분의 2 정도가 역사 공부를 하고 싶어 왔다고 손을 들었다. 진심이 어떻든 좋은 일이다.

그렇다고 공부를 너무 열심히 시키지는 않는다. 세상에 노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으랴! 요즘처럼 움직임이 적은 아이들에게는 바깥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좋은 공부가 된다. 어디를 간들 좋은 계절 4월과 5월에 찾은 지역은 산청이다. 4월 20일에는 이동·참살이·좋은씨앗교실·민들레·샛별이, 5월 25일에는 호계·큰샘원·다문화·진해·누리봄다문화가 참가했다. 남사마을에서는 선생님과 함께 최씨 고가 이씨 고가 사효재 그리고 개울 건너편에 있는 재실을 돌아보며 함께 사진도 찍고 놀면서 살펴볼 미션 몇 가지를 주었다.

"사진은 근사하던데 실제 와보니 별로 볼 게 없잖아." 남사마을에 여행을 온 어른들의 대화다. 눈에 담기는 풍경만 보면 남사마을이 밋밋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최씨 고가 대문에 붙은 거북이를 찾아보며 왜 거기에 있을까 생각하고, 이씨 고가 앞에 있는 회화나무의 나이가 310살로 되어 있는데 언제적 기록인지 나와 있지 않아 정확한 나이를 모르겠다며 묻기도 한다. 돌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지식보다 감수성이 훨씬 더 필요하다. 이런 경험을 한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남사마을에 다시 찾았을 때 별로 볼 게 없다고 얘기하지는 않겠지.

오후에는 목면시배유지 전시관을 찾아 스스로 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답을 찾을 때마다 성취감이 생겨난다. 스스로 찾은 답은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이다. 미션을 끝낸 아이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질문을 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요? "목숨." 어디서 들려오는 답이다. 그러자 '생명' '심장' '건강'이라는 말이 여기저기 튀어나온다. "목화솜이 없던 시절 겨울에는 무슨 옷을 입었을까요?" "파카요!" 크~~ 하기야 삼베로 한겨울을 견뎌야 했던 아득한 시절을 상상하기가 아이들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의 풍요가 어느 순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긴 세월 변화를 거듭한 결과라는 정도만 이해해도 될 일이다.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소감 발표를 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손을 들었다.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재미있었다는 얘기가 가장 많았다. '목면시배유지 전시관을 지날 때가 있었는데 뭐하는 곳인지 몰랐지만 오늘 자세히 알게 되었다'는 친구와 '평소 나무에 관심이 없었는데 남사마을에서 나무를 자세히 보게 되었고 이름도 알게 되었다'는 친구에게 쥐꼬리장학금이 돌아갔다. 발표는 구체적으로 하는 게 좋다는 설명을 해주었다. 다음에는 훨씬 더 발표를 잘 할 것 같다.

▲ 고성 신월리 바닷가에 나 있는 해지개길.
▲ 고성 신월리 바닷가에 나 있는 해지개길.

◇생태체험

4월 생태체험은 구산·수정·LH행복현동·대산·덕산 지역아동센터가 고성을 찾아 함께했다. 오전에는 바닷가를 따라 내어놓은 해지개길을 걸은 다음 조그맣게 숨쉬고 있는 철뚝갯벌을 찾아 긴줄넘기를 하면서 놀았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대가저수지 둑방에 가서 쑥을 찾아 뜯었다.

해지개길은 바다 위로 열린 길이어서 바람이 시원하고 풍경이 멋지다. 집과 학교를 벗어나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완전 해방이다. 갯가와 바다를 눈에 담으면서 걷다가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포즈를 잡고는 사진을 찍는다. 바닷길 끝에서 행여나 힘들까 버스를 탈까 물었더니 '조금더 걸어서 앞에 전망대까지는 가야지요' 답이 돌아온다.

바로 옆 수남리 철뚝갯벌로 옮겨갔다. "대독천이 바다로 드는 어귀인데 이런 조그만 갯벌이 살아남아 고성읍내 오염 요인을 걸러내고 있어요." 건너편에 고층 아파트가 줄지어 있는 가운데 갯벌과 갈대·억새와 언덕이 아직 떠나지 않은 철새와 더불어 편안하게 펼쳐진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긴줄넘기를 즐겼다. 센터끼리 대항전을 해볼까 했지만 센터별로 줄을 챙기더니 팔이 빠지도록 돌리며 즐거워했다.

점심을 먹고는 대가저수지 둑을 찾아 쑥을 뜯었다. 3월에 돋아나기 시작한 쑥이 4월이 되니 완전 수북해졌다. 크게 힘들이지 않아도 나누어준 봉지를 저마다 가득 채울 정도가 되었다. 어떤 센터는 다 모아 쑥떡을 해 먹겠다고 하고 어떤 센터는 동네 할머니 한 분에게 뜯은 쑥을 모아주겠다고 한다.

5월에는 두레·경화·웅천·진해용원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의령으로 갔다. 의령천 잣나무숲길을 걷고 구름다리를 지난 다음 곽재우 장군을 주로 모시는 충익사에 들어가 거기 모여 있는 나무들을 살펴보았으며 오후에는 의령곤충생태학습관을 찾아 1시간 남짓 놀았다.

▲ 의령 충익사에서 500년 넘은 모과나무를 살피는 아이들.
▲ 의령 충익사에서 500년 넘은 모과나무를 살피는 아이들.

의령천 둑길 양쪽에 잣나무를 심어 조성한 숲길은 그늘이 좋다. 길섶에서 풀과 벌레들을 들여다보고 개울에 내려앉은 해오라기 왜가리 같은 물새들에게 눈길을 던지다 보면 500m 남짓 되는 숲길이 금세 끝이 난다. 흥이 많은 아이 몇몇은 신이 나서 괜히 소리를 지르며 뜀박질을 한다. 이어지는 구름다리에서도 아이들은 즐겁다. 출렁출렁 아래위로 흔들림에 따라 아이들 웃음소리도 오르내렸다.

충익사 경내에 들면 멋진 나무들이 반긴다. 세모꼴로 단정한 주목, 둥근 쟁반 같은 반송, 울퉁불퉁 근육질 배롱나무가 눈길을 끈다. 300년 넘은 살구나무와 500년 넘은 모과나무는 씩씩하고 늠름하다. 삼문 밖 500년 넘은 뽕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멋지다. 중간 즈음 줄기가 갈라지는 자리에 보니 조그만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다. 노거수가 되면 저렇게 다른 나무까지 품을 만큼 넉넉해지나 보다.

점심을 먹고 찾은 의령곤충생태학습관은 즐거운 놀이터이다. 곤충을 비롯한 생물들을 살펴보고 설명을 읽다보면 곤충이 지구상에서 어떤 존재인지 절로 알게 된다. 제대로 자발해서 둘러볼 수 있도록 미션지까지 한 장씩 들려놓으니 둘씩 셋씩 어울려 다니며 임무 수행에 바삐 걸음을 놀린다. 마지막으로 문제풀이를 하고 자세히 그리기를 가장 잘한 팀을 골라 쥐꼬리장학금을 안겼다.

※ 이 기획은 두산중공업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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