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화 첫 주말 시민 대거 몰려, 행사장 곳곳 통제 안돼 잡음…한쪽에선 가림막 설치 '불만'

유료화 이후 첫 주말을 맞은 진주남강유등축제장은 '대박' 조짐과 시민·관람객의 불만이 공존했다.

진주시는 지난 3일에만 5만 명의 유료관람객이 축제장을 찾았다고 주장하면서 유료화로 말미암아 관람객이 줄 수도 있다는 예상을 깨고 '대박'조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을 찾았을 때 축제장 입구 매표소 8곳에는 오후 6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불꽃놀이가 시작되는 오후 8시쯤에는 100~200명까지 늘어나면서 절정을 이루었다.

특히 관람객의 대부분은 젊은 연인이나 가족단위였는데 이는 외지 관람객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방증했다.

지난 3일 5만 명이 입장하면서 진주남강유등축제장에 설치된 부교를 건너려는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려 줄이 100m가 넘고 대기시간이 1시간이나 걸려 불만을 샀다./김종현 기자

외지 관람객은 임시주차장이 마련된 혁신도시 군부대 인근에 1900여대, 혁신도시 검문소 인근에 2700대, 도매시장 주차장 750여 대, 평거대로에 3200여 대를 주차하면서 외지 관람객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올해 처음으로 셔틀버스 전용차로를 운영하고 중간승강장을 없애면서 셔틀버스가 축제장까지 접근하는 것이 아주 용이했다.

실제로 농산물도매시장 임시 주차장에서 축제장까지 15분 만에 도착했는데, 이는 승용차로 이동할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대박 조짐에는 유료화라는 이슈와 함께 갈등을 빚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진주를 방문하면서 전국의 매스컴을 탄 것이 마케팅 효과로 이어져 부산과 수도권 방문객의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주말동안 교통량이 늘었지만 교통체증은 거의 없었다. 진주시내와 고속도로까지 밀려 몇시간씩 꼼짝하지 못했던 작년과 비교할 때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자가용 이용안하기와 주말 축제장 방문 자제, 임시주차장 이용 등 진주시민과 외지 관람객들의 협조가 체증을 없앤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진주시민과 관람객의 불만도 많았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진주교와 천수교를 오후 4시부터 통제하면서 이곳을 이용해야 하는 시민들은 불평을 쏟아냈고, 행사장 통제를 위해 가림막을 설치하면서 '시민들의 조망권을 침해했다' '야박하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날 진주교와 천수교의 가림막 10곳이 훼손되기도 했다.

SNS를 중심으로 "가림막을 왜 했는지도 모르겠다. 옛날에 사람들이 차고 넘쳤는데… 교통혼잡을 줄이려고 한다는데 그러려면 축제 왜 하는가. 사람이 많고 교통이 복잡해야 축제지" "솔직히 다리는 너무했다고 생각해요. 지나가는 사람이 유등 하나 못보게 막아 놓다니"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진주지역 시민단체인 생활정치진주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등의 회원들은 이날부터 진주성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가림막 설치와 유료화에 항의하는 차원의 시위였다.

이들은 현장에서 가림막을 '창희산성'이라 꼬집고 '길막고 강막고 담쌓고 시민들 가로막고 그런 남강유등축제는 더이상 축제가 아닙니다' '유료화도 성나는데 가림락이 웬말인가'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시위를 했다. "진주시민에게도 돈을 내라고 한다. 축제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려야 한다. 남강유등축제는 진주 시민의 공공자산이다"고 주장했다.

진주시가 통제를 위해 진주교 등에 가림막을 설치하자 관람객들이 가림막을 훼손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김종현 기자

축제장 안에 들어간 관람객들도 불평을 쏟아냈다. 부교를 건너기 위해 100~200m까지 줄을 서야 했고, 촉석문 앞에서 부교를 건너려는 사람과 진주성으로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수 천명이 몰린데다 통제까지 안돼 불만은 극에 달했다.

아울러 축제장 재입장을 두고 항의하는 사례도 수십 건이나 됐다. 입장권을 끊어 유등축제장을 입장한 후 인근 개천예술제와 드라마페스티벌 행사장을 보기 위해 퇴장했다가 다시 유등축제장으로 재입장하려는 관람객들이 입구에서 제지당하자 항의한 것이다.

이들은 "입장권을 구입했으면 당일은 마음대로 이용해야하는 게 아니냐, 사전에 재입장이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항의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유료 관람객 5만명은 의미가 있는 숫자이다. 9일 시작되는 3일 연휴가 한번 더 남아 있어 유료화 시도가 성공할 수 있다는 예감이 든다"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 "제기된 불만은 수집해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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