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이 지역의 국회의원 출판기념회가 성대하게 치러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분야인지라 지인을 통해 책 한 권을 구해 열독을 했다. 이 책은 저자가 2004년 7월 7일 국회 국방위에서 창원 39사단 이전의 필요성을 최초 제기한 날로부터 1583일 만인 2008년 11월 16일 이전 합의각서를 체결한 날까지의 기록을 담은 <권경석의 열정과 집념, 대장정 1583일>이라는 책이다. 이 책 저자에 따르면 창원시는 시민의 세금 한 푼도 안들이고 공짜로 21.3만 평의 땅을 얻을 수 있다고 한껏 자랑을 하고 있다.
'해양신도시 사업'에 딜레마 빠진 창원시
이 책에서 2007년 7월 20일 국방부 감사에서 39사단 이전과 관련한 감사원의 지적내용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감사원의 지적을 빌리자면 '군구조 개편계획(2020계획)'에 부산과 경남 3개 사단이 통합되게 돼 있어 굳이 기부 대 양도방식의 사업으로 국가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감사원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런저런 사정을 핑계로 정치적 압박을 가해 결국 감사원도 흐지부지 양보하고 말았다. 하지만, 정부예산이든 민간자본이든 모두가 국가 자원이므로 통합계획이 수립된 국방계획을 벗어나 불필요한 39사단 이전사업을 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39사 이전 결과가 득이 될지 독이 될지 결론이 나 봐야 알겠지만, 어쨌든 복잡하게 꼬여있는 이해관계 속에서 용케도 협약을 체결했으니 그 집념 하나는 인정해 주되 독이 될 경우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39사 이전사업은 민간자본에 의한 '기부 대 양도방식'의 사업으로 시비가 한 푼도 들어가지 않고, 사령부 주둔지 21.3만 평의 땅을 무상으로 창원시가 취득할 수 있다고 대단한 자랑을 하고 있다. 저자 말대로라면 창원시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사업을 하면서 21.3만 평의 토지를 무상 취득하게 되니 시민은 마냥 행복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민간 건설사업자가 수익사업을 기획하고 금융권이 자금을 조달하는 PF 사업방식은 금융사들이 물적 담보 없이 프로젝트의 사업성만을 보고 돈을 대는 방식이다. 저자의 말대로 이 사업에서 창원시는 하동군의 곡사화기 사격장 지원비 100억 원과 간접적으로 투자되는 SOC 사업비를 제외하면 크게 투자를 하지 않으므로 당장 손해 볼일이 없다.
건설사도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기에 공정에 따라 차곡차곡 돈만 챙기면 되므로 결코 손해 볼 일이 없다. 그런데 금융권은 사정이 좀 다르다. 사업이 계획했던 대로 순조롭게 잘 진행되면 이자와 사업이윤까지 배당받으므로 한 몫을 쥐게 된다. 반면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토지나 건물이 제대로 분양되지 않으면 미국 금융위기에서 보듯 은행들은 부도 위기에 몰리게 된다.
39사 이전, 제2 마창대교 사업될까 우려
이 사업을 정부예산사업으로 하지 않고 민간사업자를 끌어들여 하는 이유는 가능한 한 사업을 조기에 시행하고자 함인데 건설경기 불황과 같은 변수를 만나게 되면 오히려 사업이 더 지연될 수도 있다. 창원 남산동에 20년가량 흉물로 방치된 건물 한 동을 볼 수 있다. 이 건물은 여러 명의 지주와 사업시행자, 공사 시공자, 대출 금융권의 복잡한 채권채무 때문에 몇백억 원의 자산이 흉물로 썩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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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운(경남해양체험학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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