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매입가 140억 터무니 없이 높은 금액"시 "여러 정황 고려한 추정가…부영과 접촉 없어"

(주)부영이 마산시 오동동 옛 한국은행 터를 '시민이 원하면 팔겠다'고 밝혀 공원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땅값 추정가격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는 '터무니없는 고가매입에 반대한다'고 나섰지만, 마산시와 일부 시의원은 공원화 사업을 성사시키는 데 목적이 있고 땅값도 추정가격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위원장 김재현 경남대 교수)는 15일 오후 시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옛 한은 터 공원화 사업은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면서도 "140억 원의 매입가는 터무니없는 고가"라고 지적했다.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가 15일 마산시청 브리핑 룸에서 옛 한국은행 터 매입가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이들은 "마산지역 땅값이 떨어지고 사업성이 없어 묵혀둔 땅을 부영이 매입한 가격(84억 원)보다 훨씬 많은 돈으로 매입하려는 것은 엄청난 특혜"라며 "최소한 감정가격에 매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지난 5월 말 개별공시지가를 보면 마산에서 가장 비싼 창동 133-1번지가 1년 사이에 ㎡당 840만 원에서 790만 원으로 50만 원이나 하락했다"며 "그런데도 유독 한은 터를 140억 원에 매입해 60억 원의 시세 차익을 보장해 주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들은 나아가 "부영은 마산시민이 공원화를 추진하는 것을 알면서도 매입해 시민의 희망을 짓밟고 가로챈 땅"이라면서 "오히려 부영이 마산에서 많은 사업으로 이익을 얻는 만큼 시민을 위해 옛 한은 터를 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마산시는 오는 20일 열리는 제161회 임시회에 '오동동 테마공원 조성에 따른 터 취득 동의안'을 상정한다. 이 동의안에는 한은 터 매입비 140억 원과 조성비 85억 원 등 총 225억 원의 추정 사업비가 들어 있다.

시의 터 매입비 산출 근거는 옛 한은 터 오동동 155-1번지 등 3필지 5226.4㎡에 대해 ㎡당 공시지가 180만 원에다 보상비율 1.5∼2배를 고려했을 때 최소 1.5배를 적용하면 140여억 원이 나온다는 것이다.

시는 추정가액일 뿐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돼 정확한 감정가를 받아보면 140억 원보다 적게 나올지 많이 나올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여러 정황을 두고 산출했을 때 140억∼153억 원 정도 나온다고 판단했을 뿐이지 정확하게 감정을 받지는 않았다"며 "부영과의 가격에 대한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ㄱ 의원은 "궁극적인 목표는 옛 한은 터를 시민 품으로 돌려주는 데 목적이 있다"며 "값싸게 땅을 확보하면 좋겠지만 적정선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영 관계자는 "(부영) 회장이 안 팔겠다고 수차례 이야기했는데 마산발전협의회 위원들의 설득에 '원하면 팔겠다'고 결정한 것 같다"며 "그 결정도 가격이 맞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격에 대해서는 현 공시지가(105억∼106억 원)에다, 매입비 84억 원에 따른 그동안의 기회비용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서로 협의해 가격을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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