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자굴산골프장 주민설명회 있던 공무원 딴 데 출장 기록

자굴산골프장 주민설명회 현장에서 사진에 찍힌 공무원 남○우 씨 명찰. /김은철 씨 제공
이날 남○우 씨의 출장신청서.
의령군 공무원들이 출장복명서를 거짓으로 꾸몄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2월 23일자 2면, 28·29일자 3면, 3월 3일자 1·3면 보도>

'주민 배제한 주민설명회'로 물의를 빚은 지난 2월 13일 '자굴산골프장 사전영향성 검토 주민설명회' 현장에 있었던 공무원 일부가 다른 지역에 다른 업무로 출장을 다녀온 것처럼 허위 기재했다는 것이다.

11일 의령군 자굴산골프장반대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김부연·전영수, 이하 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김부연 위원장은 설명회 당일 군청 전 공무원의 출장명령서와 복명서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반대대책위는 이날 설명회에 120여 명의 공무원이 동원돼 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입장을 원천봉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군은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로 한 차례 정보공개를 연장한 후 지난 9일에야 비로소 출장복명서 내용을 김 위원장에게 부분공개했다.

반대대책위는 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소 여섯 명의 공무원이 출장지역 또는 출장목적을 거짓으로 보고했고, 이를 담당과장이 결재했다고 주장했다.

출장복명서는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제8조(출장공무원이 그 출장용무를 마치고 귀청한 때에는 지체없이 소속기관의 장에게 구술 또는 문서로 복명하여야 한다)에 따라 출장을 다녀온 공무원은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반대대책위는 설명회 당일 모든 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은 김은철(42) 씨의 영상물을 근거로 명찰 속 이름이 뚜렷이 포착된 7명의 공무원을 분류한 후 이들의 출장복명서와 대조했다.

반대대책위는 당시 칠곡면사무소 현장에 있었던 강○일·남○우·강○일 씨 등 3명은 출장지역과 출장목적이 허위로 기재됐다고 주장했다.

출장복명서에는 강○일 씨가 '적십자 회비 납부 홍보'를 하기 위해 용덕면과 정곡면에 출장갔고, 남○우 씨는 '사회복지시설 안전 점검'을 하고자 의령읍에, 강○일 씨는 '체납세 징수 독려'를 위해 화정면과 유곡면을 다녀왔다고 기입돼 있다.

주민을 못들어오게 막고 있는 공무원. 명찰이 뚜렷하다.
또 전○열·김○곤·김○수 씨 등 3명은 출장지역 중 칠곡면이 들어가 있었으나 목적은 '공익사업 편입토지 보상협의' '입산문화역사마을 가꾸기사업' '환경오염사고 예방을 위한 환경순찰' 등으로 쓰여 있다.

반대대책위가 명찰을 확인한 7명 중 유일하게 김○익 씨만 칠곡에 '자굴산 사전 환경성 검토 참석'이라고 바르게 적혀 있다. 김 씨는 이날 설명회를 주관한 건설과 소속이다.

또 이날 군청 공무원 중 출장을 간 공무원은 285명으로 확인됐다. 본청 공무원 숫자는 330여 명이므로 무려 86%에 이르는 공무원이 출장을 간 셈이다.

이에 대해 이성규 행정과장은 "내가 직접 대조해보지 않는 한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주민들이 사진을 찍었는지 어쨌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그날 일에 따라 공무원 출장이 많을 수 있다"며 "285명이 출장 간 것은 많다고도 적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영명 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그날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토대로 대조한 것이므로 출장복명서가 맞지 않은 부분은 명백히 공문서를 허위 작성한 것이며 이를 근거로 경남도에 감사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칠곡면민들은 설명회 당일 김채용 군수를 찾아가 질타하자 김 군수는 '주민설명회에 공무원을 보낸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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