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의해 계획된 도시 설계 원형 드러내

45년 진해 경화동(사진 오른쪽 하단 주택밀집지역)과 이동(왼쪽 하단) 일대의 모습.
남한에서 유일하게 일제에 의한 군항 계획도시로 설계된 진해시를 1945년에 항공촬영한 사진이 최초로 발견됐다.

해방 직후인 1945년 9월 9일 미국 해군이 항공 촬영한 이 사진은 데이비드 네메스(D Nemeth) 미국 톨레도대학 교수가 제주대에 기증한 것으로, 지금까지 제주대 지리교육학과가 소장하고 있었다.

당초 <연합뉴스> 등에 의해 '마산'으로 잘못 소개된 이 사진을 경남도민일보가 입수해 판독한 결과 17장의 사진 중 15장이 진해시로 밝혀졌다. 사진에는 현재의 진해시 이동과 경화동 일대 바다가 매립되기 이전의 해안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일제가 '한국인 부락'으로 개발했던 경화동 일대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현재의 태백동과 경화동 사이에는 당시 일본 해군의 사택으로 추정되는 주거용 건물 20여동이 요즘의 아파트단지처럼 들어서 있다. 이 건물과 경화동 '한국인 부락'의 사이는 미개발 상태의 논밭으로 남아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주택가와 상가로 개발돼 있다.

또한 중원로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구 도심 일대는 현재와 거의 다름없이 방사형 도로구조가 선명하게 나타나 있으며, 북원로터리 위쪽의 일본해군 숙사와 아랫쪽의 일본인 소학교(현 도천초교) 건물도 운동장과 함께 뚜렷이 나타나 있다.

장천동 시설운전학부 터에는 집단주거시설 또는 군부대 막사로 보이는 직사각형 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 건물의 아래 진해화학 터에도 당시 군사기지나 군수품 공장으로 추정되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시운학부 터와 진해화학 자리. 왼쪽 곡선도로 왼쪽에 현재는 진해시청이 새로 들어섰고, 오른쪽 위에는 이후 진해화학이 들어섰다. 오른쪽 바다는 현재 장천항으로 개발돼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진해시 경화동 '한국인 부락'. 가운데 도로를 중심으로 오른쪽 위가 경화동이고, 아래 바닷쪽은 일본의 해군시설이다. 현재는 이곳에 해군기초군사학교가 들어서 있다. 이 사진은 일부 언론에 의해 마산으로 보도됐으나, 판독결과 진해시로 밝혀졌다.

진해 중원로터리(오른쪽 하단 방사형 로터리)와 북원로터리(왼쪽) 일대의 모습. 북원로터리 왼쪽 아래에는 옛 일본인 소학교가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또 북원로터리에서 위쪽으로 올라가 보면 현 내수면양식연구소 자리도 보인다. 내수면 양식을 위한 수조와 저수지가 보인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