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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포천이 준 선물로 도화지를 꾸몄어요

[토요 동구밖 생태·역사 교실] (8) 남해·김해
김해 화포천 풀·꽃 따다 미술 재료로, 생태학습관서 겨울철새 특징 익혀
남해서 이순신 장군 영상으로 만나 "슬펐지만,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김훤주 기자 pole@idomin.com 2016년 10월 31일 월요일

◇ 역사탐방 남해 이락사~이순신영상관~남해유배문학관

9월 역사탐방 지역은 남해다. 에디슨·해피타임·메아리·경화·참살이·좋은씨앗교실지역아동센터와 함께하는 일정이다. 섬이라 하면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섬은 아픈 역사를 통째로 품고 있다.

오전은 남해유배문학관을 찾아가고 오후에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을 3D 화면으로 실감나게 보여주는 이순신영상관과 이락사를 돌아보는 일정이다.

24일 떠나는 버스에서 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뭐냐고 물었더니 바다, 해수욕장, 물고기, 미역 등등이라는 답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유배'라는 형벌을 이해하기에는 아직 어린 아이들이다.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아이들은 형벌 체험을 가장 재미있어 한다. 장난처럼 의자에 앉아 주리를 틀다 비명을 지르는 코스프레를 하는 친구도 있고, 돌아가면서 곤장을 맞거나 때리는 체험을 놀이처럼 신나게 하는 친구들도 있다.

남해유배문학관에서 미션 수행을 하는 장면./김훤주 기자

지금도 사형제도가 있긴 하지만 조선시대 같은 예전에 견주면 아무것도 아니다. 예전 사형은 죽임을 당하는 방법이 급수에 따라 달랐는데 끔찍함이 무시무시했다. 만약 지금도 이렇게 끔찍한 형벌이 존재한다면 죄가 줄어들까 물었더니 당연히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지금 세상에서 사형을 없애느냐 마느냐를 두고 오랜 시간 논쟁을 벌이는 걸 보면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좋은 세상이긴 하다.

오후에는 이순신영상관을 찾았다. 아이들에게 다시 질문을 던진다. 이순신 장군의 고향은 어디일까요? "남해요!" "전라도요!" "통영이요!"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답들이다. 초등학생이라서가 아니다. 어른들도 이순신 장군의 고향이 서울인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남쪽에서 벌인 활약이 컸기에 다들 남쪽이 고향이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이순신장군의 태어난 데는 서울이고, 지금 묻혀 있는 곳은 충남 아산이고 전사해서 처음 육지에 오른 곳은 남해다. 이것만 알아도 여러분들은 대단히 똑똑한 것이라고 치켜세워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아이들은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 노량해전을 담은 3D 영화에 감동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소감을 물었더니 입을 모아 하는 대답이 '슬펐어요'였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느냐 다시 물었더니 "이순신 장군이 참 고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기특한 생각을 다 하다니 참말로 고마운 일이다.

옛날에는 육군이나 공군보다 해군이 힘이 훨씬 더 센 이유가 지금처럼 비행기를 만드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어 했다.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마도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지배를 당했을 것이다. 이 말의 의미를 실감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지만. 남해를 찾아가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고 돌아본 하루였다.

◇ 생태체험 김해 화포천~화포천습지생태학습관

가을이기는 한데 아직은 햇살이 따갑다. 8월 무더위가 너무나 거세었던 탓으로 9월 하순에 접어들었는데도 그 잔영이 여전히 짙었다. 9월 24일 토요동구밖교실 여덟 번째 생태체험은 완월·성동·중리·진해·다문화·샘바위 여섯 군데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함께했다.

찾아간 데는 김해 화포천, 10년 전만 해도 별로 알려지지 않았었지만 2008년 임기를 마친 노무현 대통령이 자기가 태어난 화포천 바로 옆 봉하마을로 귀향하면서 이제는 대부분이 알고 있는 습지가 되었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을 떠나 고향에 돌아와 살았던 노무현 대통령은 생전에 여기 들판과 하천을 가꾸고 살리는 데 힘을 쏟았고 그 덕분에 생물들이 살기 좋도록 깨끗해지자 3년 전에는 일본에서 태어난 한 살짜리 암컷 황새가 날아들기까지 했다. 황새는 봉하마을을 찾은 암컷이라는 뜻으로 '봉순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습지 식물의 잎사귀, 꽃 등으로 미술을 하는 모습./김훤주 기자

가을 습지식물의 대표선수는 갈대와 억새다. 갈대와 억새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갈대는 줄기 속이 비었고 억새는 그렇지 않다. 둘다 높이 자라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갈대가 더 크다. 또 꽃이 피면 갈대는 끄트머리 꽃술이 어지럽게 날리기 십상이지만 억새는 꽃술이 훨씬 가지런한 편이다. 갈대는 줄기 표면에 핏빛이 비치지만 억새는 그런 것이 없다. 갈대와 억새가 어떻게 다른지 알려주니 아이들은 이 간단한 사실에 재미있어했다.

화포천에서 아이들은 풀과 나무의 꽃과 줄기·잎사귀를 갖고 꾸미기를 했다. "우와 이런 것도 꽃이 피는구나!" "이거는 이파리가 재미있게 생겼네?" 그러는 동안에 도마뱀을 보았다는 아이도 있었고 사마귀나 메뚜기라든지 무당벌레 따위의 움직임에도 아이들의 눈길이 머물렀다.

김해 화포천에서 풀로 수염을 만들어 붙인 아이들./김훤주 기자

하나씩 나눠준 비닐 봉지에 가득 담아와서는 스케치북에다 풀로 붙였다. 여러 가지 다양한 풀잎과 꽃잎 심지어는 뿌리까지 갖고 와서 도화지를 채워나간다. 강아지풀로 수풀을 만들고 너른 갈대잎으로 구름을 띄웠으며 여뀌 잎사귀 따위로는 배 모양까지 만들었다. 만든 결과를 두고는 센터와 두산중공업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그럴듯한 작품을 고르면 그것을 꾸민 아이들에게 1000원짜리 두 장이 든 봉투를 '쥐꼬리장학금'으로 주었다.

화포천습지생태학습관 앞으로 옮겨가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다음 학습관을 제대로 둘러볼 수 있도록 짜인 미션을 수행했다. 화포천 일대에 겨울철새가 날아오는 까닭이 무엇인지, 화포천의 생태 특징이 무엇인지, 일본에서 태어난 황새 '봉순이'가 화포천을 찾는 까닭이 무엇인지, 어떤 새가 화포천에 많이 사는지 등을 알게 하는 미션들이었다.

절반은 자연 생태 속에서 즐겁게 뛰어놀면서 즐겼고 나머지 절반은 화포천이 가진 특징을 나름 알아볼 수 있는 하루였다.

이 기획은 두산중공업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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