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와 달라진 아이…등교거부하거나 다쳐오는 등 자녀 말썽에 부모 노심초사

"학기 초보다 지금이 더 걱정이 많아진 것 같아요. 입학하고 한 달 정도는 등교 시간도 잘 지키고 준비물도 미리 챙기더니 요즘은 가방 던져놓고 놀기 바쁘네요. 아침에는 공부하러 학교 가기 싫다고 떼를 쓰기도 하고요. 일단 학교는 보내야 한다는 마음에 제대로 혼을 내지도 못해요. 겨우겨우 달래서 보내고 있는데 습관처럼 될까 봐 걱정이에요."

"다치는 일도 다반사인 것 같아요. 유치원 때랑 활동 반경도 다르고 동선 자체가 달라지니까요. 놀이터에서 놀다가 정글짐에서 떨어져 앞니가 흔들려 오기도 하고 줄넘기를 하다가 다리를 삐끗했다며 보건실에 들렀다 오기도 하고요. 주의를 줘도 그때뿐인 것 같아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학기 초보다 오히려 지금 걱정이 많다. 잔뜩 긴장했던 마음이 살짝 풀어지면서 아이와 학부모 사이의 간극은 더욱 커진다.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선배 학부모들의 이야기는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릴 뿐이다.

지켜야 할 규칙은 여전히 유효하고 해야 할 공부도 늘어나지만 긴장하던 학기 초와 다른 아이의 모습에 노심초사일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이미 1학년을 지난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얻는 것만으로도 훨씬 마음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비슷한 연배·처지 엄마들의 지역 기반 온라인 카페·SNS 등 각종 커뮤니티가 활성화하는 이유다.

선배 학부모들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작년 이맘때였어요. 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산만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처음엔 학교 다닌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런 말씀을 하는 선생님이 원망스럽기도 하더라고요. 선생님은 1학년이 산만한 건 당연하지만 학부모와 함께 조금씩 아이의 그런 면을 인정하면서 적응하는 것을 함께 도와주면 좀 더 빠를 것 같다는 말에 공감했어요. 워낙 활발한 아이라 운동으로 에너지를 풀게 하려고 권투와 축구를 시켰죠. 그리고 규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선에서 반복해서 이야기해주었어요."

"점점 숙제가 늘어나고 있는데 도통 자리에 앉아있지를 못하더라고요. 일하고 저녁에 와서 아이 숙제 봐주고 나면 진이 빠져요. 엄마가 다 해줄 수도 없고 화를 내는 것도 한두 번이잖아요. 그래서 일단 주변 환경을 정리해 줬어요. 텔레비전도 끄고 저도 집안일은 잠시 미뤄두기로 했죠. 한 가지만 잘 해보자고 아이랑 다짐했죠. 알림장을 보고 해야 할 숙제와 준비물을 챙기기로요. 순서를 함께 정했어요. 알림장을 본다. 숙제를 확인한다. 준비물을 챙긴다. 일단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고요, 할 일을 정확히 이야기해주고 스스로, 그러나 적당한 거리에서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바라봐 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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