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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 찾아온 장터'초록 꽃잎' 풍성하게 피었네

[맛] 창원시 진해구 중앙시장

최규정 기자 gjchoi@idomin.com 2011년 12월 01일 목요일

때론 계절이 숙제를 내준다. 겨울옷을 꺼냈다가 가을옷을 꺼냈다가 헷갈리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12월의 문턱을 넘는 지금은 김장철이다. 이즈음이면 집집이 김장 준비로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최근 김장 재료 값이 폭등하고 맞벌이 및 소가족 가정이 늘어나면서 김장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인의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김치다.

그중에서도 여전히 정성과 손맛, 그리고 수십 년간 길들여온 내 입에 딱 맞는 김치는 '우리 집 표 혹은 엄마 표' 김치를 따라갈 것은 없다. 종가집김치 온라인쇼핑몰이 최근 조사한 '김장철 김치 담글까, 사먹을까?'라는 설문에 따르면 총 3206명의 응답자 가운데 59%(1902명)가 '아무리 그래도 집에서 담가야 맛있게 먹는다'라고 답했다. '사먹는 게 더 이득! 마트에서 조금씩 사먹겠다'는 사람은 22%, '부모님께 비용 드리면 담가 주시기로 했다'(11%) 순이었다.

결국, 70%가 집에서 직접 한 김치를 먹고 싶다는 것인데 모든 음식의 맛은 재료에서 결정되듯 김치의 맛도 싱싱하고 좋은 재료에서 결정된다. 싱싱한 재료를 찾아 지난 27일 오전 창원시 진해구 유일의 상설전통시장 진해중앙시장에 나가보았다.

   
 
  어른 키보다 높이 쌓아올려진 배추가 김장철임을 알려주고 있다.  

펄떡이는 생선과 상큼한 향기를 내뿜는 과일가게 등을 지나가니 초록색과 흰색의 조화를 이뤄 켜켜이 쌓인 배추들이 김장철을 알린다. 총각무, 새우젓, 마늘. 100% 천일염 국산이라는 글자를 새겨넣은 소금 등 김장재료들도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면 쉬 찾을 수 있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배추 더미 아래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한 상인이 열심히 배춧속을 가르고 있다. 그 옆에서는 가슴팍까지 오는 커다란 붉은 고무통을 앞에 두고 배추 절이기에 여념이 없다. 가끔 들리는 대화 속 웃음소리가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요즘은 절임 배추 주문을 많이 합니더. 배추는 절이는 게 절반이제. 배추를 가르고 칼집 내고 소금물에 담그고 또 남은 소금은 배추 사이사이 솔솔 뿌려주고 시간이 좀 지나모 한번 뒤집어 줘야제. 골고루 절여지게 할라모. 그리고 몇 시간 더 절이다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쫙 빼야 하니까 보통 일이 아니제. 요즘 젊은 엄마들은 절임 배추에 관심이 많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절임 배추 주문받아 판다 아입니꺼?"

   
 

이때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주부가 절임 배추 가격을 묻는다. 배추 한 망(3개) 3000원이니 한 포기에 1000원 내외다. 지난해 한 망에 1만 원 정도 했다 하니 배춧값은 정말 많이 내렸다. 절임 배추는 개당 300∼500원 정도 더 줘야 한다.

"김치를 몇 번 담가보니 절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았다"라며 "제대로 절여지지 않으면 양념도 제대로 배어들지 않는데 아직 경험이 부족해 잘 절이는 방법도 모르겠고 솔직히 힘들어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절임 배추를 사다 김장을 해볼 참이다"라고 말했다.

절임 배추를 사더라도 배추부터 잘 골라야 하는 것이 순서. "배추는 배추 겉잎이 너무 두껍지 않아야 하고, 배추 겉잎 끝이 속잎에 꽃 모양처럼 딱 붙어 있으모 좋은 것이라. 무겁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속이 꽉꽉 차있다고 좋은 것도 아니제. 적당한 것이 가장 좋은데. 먹어봐서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을 고르는 것도 요령이제. 백김치를 담글 거면 크기가 약간 작은 걸로 골라 보소. 배추를 반으로 잘랐을 때 노란 속대가 나오는 것이 맛있다니까."

배추와 함께 무도 빼놓을 수 없는 김장 재료. 무는 겉에 상처 없고 잔털이 적은 매끄러운 것이 좋다. 무청 상태를 보는 것도 요령이다. 무청이 싱싱하게 달린 것을 고른다. 무의 색깔이 하얀색 부분보다는 초록빛을 띠는 것이 더 어리며 맛있는 무다.

총각무도 풍년이다. 한 단에 3000원 남짓이다. 총각무 역시 무청이 파랗고 짧은 것으로 선택하면 아삭한 무를 고를 수 있다.

"총각무는 되도록 껍질을 깎아내지 말고 깨끗이 씻어서 껍질까지 먹도록 하는 것이 좋소"라는 말과 함께 비닐봉지에 담는다.

배춧값이 떨어지면 김장재료 값이 오른다더니 올해는 재료 값이 정말 많이 올랐다.

지난해 1근에 7000∼8000원 했다는 고춧가루는 올해 이상 기온과 탄저병으로 1만 8000∼2만 원은 주어야 하니 두 배 넘게 올랐다. 천일염도 지난해보다 배가 오른 한 포대에 1만 8000원은 주어야 한다.

재료 값이 비싼 만큼 잘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 국산 천일염은 입자 크기가 일정하여 손으로 만졌을 때 잘 부서지지 않는단다.

고추는 선명한 붉은색에 윤기가 돌고 주름이 없는 것을 고르고 고춧가루는 붉은색이 강한 것보다는 밝은 선홍색을 띠는 것을 고른다. 마늘은 단단하면서 마늘과 마늘 사이 구분이 확실하면서도 크기가 일정한 육쪽마늘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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