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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소..보들보들.. 엇! 입에서 사라졌네

[경남 맛집] 창원 '가포영도장어구이'

최규정 기자 gjchoi@idomin.com 2011년 07월 28일 목요일

장어는 여름이 제철이다. 속담에 '3월 거문도 조기는 7월 칠산 장어와도 안 바꾼다'는 말이 있다. 봄철 조기와 여름철 장어에 대한 찬사를 동시에 아우르는 말이다. 그만큼 장어는 여름철 땀으로 빠져나간 기력을 보충하는데 손꼽히는 보양식이다. 우스갯소리로 장어를 두고 '기운 센 천하장사'라고도 하지 않던가. 제철 음식을 제대로 먹는 것만큼 몸에도 좋고 입도 즐거운 일이 있을까? 오락가락하는 날씨로 지친 몸의 기력을 보충하고자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가포영도장어구이'를 찾았다.

가포동 해안가는 말 그대로 '장어촌'이다. 이 가운데 '가포영도장어구이'는 쫄깃한 장어 맛으로 주말이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소문이 난 집이다.

10여 년 횟집 운영과 25년 장어구이 집 경력의 유순이(58) 대표는 "장어는 물길이 센 곳이냐 아니냐 등 사는 곳,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8종류로 나눠요. 그중에서 보통의 장어랑은 다르게 연안에서 잡은 돌장어는 김·미역 등을 먹고 자라 색이 유난히 검고 굵기도 적당한데다 육질이 부드러워 유난히 맛이 좋다고 하죠. 저희는 통영에서 잡은 돌장어만 취급해요. 먹어본 사람은 그 맛을 알죠."

   
 
  사진. 박일호 기자  

가게는 3개 동으로 나뉘어 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먹을 수도 있고, 바다를 코앞에 두고 바닷바람을 쐬며 장어구이를 먹을 수도 있다.

지금은 마산 앞바다가 매립돼서 예전만큼 탁 트인 시원한 맛은 없지만 그래도 자연바람 속에서 장어구이를 먹어보기로 했다.

물김치, 겉절이, 백김치, 쌈 무, 쌈 채소 등 밑반찬이 나왔다. 소스가 눈에 띈다. 양파와 간장, 겨자를 버무린 것부터 간장과 방아의 조합으로 개운한 맛을 더하는 소스, 된장, 참기름 등 입맛에 따라 이것저것 찍어 먹어볼 수 있을 듯하다. "장어가 기름기가 많아 느끼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잡아줄 수 있는 반찬들을 준비합니다. 장어구이 양념은 비린내를 잡아주도록 하는 저만의 비법이 있죠. 지금도 장어국이랑 구이 양념은 제가 직접 해요."

   
 
  사진. 박일호 기자  

고소한 장어뼈 튀김을 먹으며 장어구이를 기다렸다.

장어구이는 주방에서 구워져 나온다. 소금 장어구이는 석쇠에 노릇하게 구워지고, 양념 장어구이는 초벌구이를 거쳐 양념을 발라 다시 구워진다. 조리된 장어구이가 주물 위에서 온기를 그대로 머금고 식탁 위에 놓였다.

지글지글 끓는 소금장어구이는 노란 기름기가 한껏 올라와 있다. 윤기가 흐른다는 말이 제격일 듯하다. 상추에 깻잎을 얹고 소금 장어구이를 간장에 찍어 방아를 조금 집어 쌈 위에 얹었다. 마늘과 초절임 생강을 넣고 한 입 물었다. 고소하면서도 보드라운 장어가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간다.

양념 맛을 제대로 보려고 양념 장어구이는 그대로 입에 넣었다. 고추장이 골고루 밴 양념이 보기에는 매워 보였는데 웬걸, 맵지도 달지도 않은 양념이 장어와 궁합이 딱 맞다.

"보통 2인분에 돌장어 10마리 정도가 올라가요. 장어는 비싸다고 생각하시는데 그래서 저희는 넉넉하게 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십수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최고의 재료를 써야한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장어가 좋아야 하고 양념도 최고의 재료로 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죠."

   
 
  사진. 박일호 기자  

인상 좋은 청년이 부족한 반찬은 먼저 알아 더 갖다주고, 어떻게 먹으면 맛있는지 거든다. 유 대표의 아들 김성현(34) 씨다. 워낙 상냥하고 친절해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단다.

"고성에서 종손집 맏며느리로 시집와 35년 전 시어머니랑 처음 장사를 시작했어요. 그때도 제가 거의 일을 하고 어머니는 도와주셨죠. 그래도 어머니가 큰 힘이 됐는데 얼마 전 돌아가셨어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엄마 고생한다고 식당일을 도왔는데 3년 전 아들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가업을 잇겠다고 하네요. 고맙죠. 그런데 아들이 저보다 인심도 좋고, 사람도 좋아하네요. 채소도, 장어도 더 많이 담아내려고 하고 손님들하고도 얼마나 살갑게 지내는지 몰라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맛있게 먹고 간다는 말에 보람을 얻어야 한다나요. 오히려 제가 배운다니까요. 어쨌든 3대째 업을 이어가게 됐어요."

푸짐하게 나온 장어를 양념과 소금구이를 오가며 '게눈 감추듯' 먹고 나자 뜨뜻한 장어 국수가 나왔다. 심심한 맛이 오히려 담백하게 느껴졌다.

최고의 영양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객기가 나온다. "더위야 와라."

메뉴 및 가격

△소금 장어구이 4만 원(3인), 3만 원(2인) △양념 장어구이 4만 원(3인), 3만 원(2인) △장어 국수 3000원 △식사(장어국+밥) 2000원.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471-6. (055) 244-9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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