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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인심·엄마표 집밥이 그리울 때 찾는 곳

[경남 맛집] 창원 의창구 대원동 '진아식당'

최규정 기자 gjchoi@idomin.com 2011년 07월 07일 목요일

'들어갈 때는 허름한 외관에 인상을 찌푸리고, 나올 때는 그 맛과 주인의 넉넉한 인심으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동료 기자의 강력한 추천으로 찾은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진아식당'. 그는 3년째 이 식당에서 일주일에 적어도 3번은 점심을 혹은 저녁을 해결한다고 했다. 때로는 '진아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저녁에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마시려고 다시 찾기도 한단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집 밥보다 더 집 밥 같은 맛'이라 질리지 않는단다.

'오실 땐 단골손님, 안 오시면 남'이라는 노랫말이 있듯이 아무리 맛이 좋고 내 입맛에 딱 맞다 해도 식당 밥이 '내 집 밥'이 될 수 없는 법. 한두 번이야 찾겠지만 그를 내리 3년이나 단골로 묶어 둔 그 맛이 궁금했다.

입구 보고 실망하지 말라는 동료 기자의 당부를 받으며 식당으로 향했다. '진아식당'은 온종일 불을 켜 놓아야 하는 상가 지하 1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진아식당'의 푸짐한 갈치찌개 한 상. /주찬우 기자  

점심때에는 4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자리가 꽉 차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해서 느지막한 시간대를 잡았다. 끼니때를 놓친 한 단골손님이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고 있었다. 김정미(51) 사장이 주방에서 말동무를 해준다. 김 사장은 단골손님의 이런저런 주문에 "1인분은 안 해준다"라고 퉁명스럽게 말하면서도 손은 벌써 음식을 만들어내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취재를 한다는 말에 단골손님 몇 명이 찾아와 수줍은 김 사장을 대신해 자랑을 늘어놓는다. 업무 시간인데도 한걸음에 달려왔단다.

   
 

'넉넉하고 후한 인심과 엄마 손맛 같은 반찬들, 양념을 아끼지 않는 큰 손, 믿을 수 있는 재료, 가족 같은 분위기'에 취해 4년간 '달 밥'으로 끊어놓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일수를 찍다시피 밥을 먹으러 온다는 한 단골손님은 "전국의 웬만한 맛집은 다녀봤지만 이 집만큼 맛있는 집은 없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봄에 나오는 '생멸치 쌈밥'이 일품인데 그걸 맛보이지 못해 아쉽다는 한 단골손님의 말을 뒤로하고 갈치찌개를 시켰다.

3평 남짓한 주방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사장은 좁은 주방을 오가며 뚝딱 알싸한 청양고추가 간간이 씹히는 부추전을 내주고 나서 메뉴를 준비했다.

20년 전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생활비를 보태려고 테이블 4개를 놓고 식당을 차렸다. 요리솜씨가 좋으셨던 친정엄마의 음식 맛을 그대로 담아낸 메뉴로 열심히 장사를 했다.

새벽 4시30분이면 일어나 중앙시장, 상남시장 등 창원 일대 시장을 돌며 싱싱한 재료를 사다가 오전 11시까지 일일이 손으로 다듬고, 무치고 해서 밑반찬을 준비한다. 단골손님이 원하면 메뉴에 없는 것도 척척 만들어 냈다.

겉으로는 무뚝뚝하기 이를 데 없지만 먹고 싶다는 단골손님의 말을 쉬 넘기기 어려울 만큼 김 사장은 인정이 많았다. 그렇게 하기를 십수 년. 가게를 넓혀 2년 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리가 늘어나자 단골손님들이 하나 둘 손님들을 더 데리고 오고 그들이 김 사장 솜씨에 반해 또 누군가를 데리고 오고 그렇게 매일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

"우연하게도 도내 체육회 사람이 많아요. 처음엔 한두 사람이 같이 왔다가 관련 사람들을 데려오면서 지금은 도 체육회, 경남축구협회, 경남FC 관계자 등 '달 밥'을 끊어놓고 매일 오는 단골손님이 됐죠. 각자 따로 왔다가 만나 서로들 합석하고 가끔 바쁠 때는 도와주기도 하고 그래요. 그러다 보니 경기 나가기 전 단합대회도 많이 하는데 이럴 때는 몸에 좋은 음식을 뭘 해줘야 하나 고민도 많이 합니다."

'진아식당'은 식당 영업의 필수품인 명함도 없다.

가지나물, 호박나물, 적당히 익은 고구마줄기 무침, 진한 국물이 시원한 물김치, 개운한 깻잎 장아찌, 고추무침, 멸치고추장무침 등이 상에 차려졌다. 어머니가 이 계절쯤 차려주시던 반찬들이다. 한마디로 일일이 손이 가는 음식들이다. 맛깔스럽다. 유별난 반찬들도 아닌데 반찬 하나하나가 거슬리는 것 없이 속을 든든히 채워준다. 국물이 진한 양념으로 꽉 찬 갈치찌개가 나왔다.

   
 

도톰한 살을 발라 입 안에 넣으려는 찰나 김 사장이 나선다. "양념을 요래 뿌려 먹어야 맛있어요. 먹갈치라. 십수 년 거래해오던 곳인데 이 집 갈치가 맛나요. 고춧가루도 태양초고, 참기름도 국산만 씁니다. 고추장, 된장 다 집에서 만들었지요. 가족이 먹는다 생각하면 대충 만들 수 있나요? 힘들죠. 그래도 밑반찬이 좋아 오는 손님도 있는데 실망시킬 수 없죠. 쉽게 쉽게 만든 반찬은 하나도 없어예."

혼자 들어와도 멋쩍지 않게 밥 먹을 수 있는 집. 한 끼 먹으면 반나절은 든든하게 버틸 수 있는 집. 단골끼리 얼굴이 익어 합석해도 어색하지 않은 집.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인심이다.

메뉴 및 위치

김치찌개 6000원, 된장찌개 6000원. 갈치찌개 9000원. 두루치기 9000원. 메뉴판에 없다고 음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골손님이 원하면 국수도 좋고 옻닭도 좋고 어떻게든 좋은 재료를 구해 해준다.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42-1 동양종합상가 지하 1층. (055) 273-9792. 예약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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