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8월 지면평가위원회
지평위원들 "부실 행정 상징물"
자문위 운영 등 연속 취재 강조
방산-지역경제·세계 정세 연결
전쟁 장기화 뒷면 파헤쳐 호평
아프리카행 중비 함양 금반초교
방문 이후 내용 후속 보도 요청
시민들을 경악하게 한 창원 대상공원 초대형 조형물 '빅트리'와 관련해 행정절차와 자문위원회의 운영 등 내부상황과 과정의 오류를 드러내는 기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미 드러난 문제점 외에도 막대한 세금으로 랜드마크가 들어서는 과정을 꼼꼼하게 살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창원 택시기사 살인사건 16년 만에 재심 개시될까'(최환석 기자) 보도에 대해 당시 법원이 어떤 증거를 보강증거로 인정했는지와 재심청구인이 주장하는 새로운 증거가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맞는지도 거듭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김나리)가 11일 8월 회의(7월 지면)를 온라인으로 열었다. 다음은 이날 회의와 평가서에 나온 주요 내용이다.
◇빅트리, 비아냥을 넘어 오류에 집중을 = 먼저 평가위원들은 우귀화 기자가 쓴 '창원시 랜드마크 만든다더니 흉물 우려 낳은 빅트리'에 대해 "창원시의 부실행정을 상징하는 상징물들이 도시 곳곳에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랜드마크가 될만한 문화시설과 공간은 적어도 10년, 30년 앞으로 내다보고 설계되어야 한다"며 "사진만 봐도 구시대적인 디자인, 옛날 워터파크 물놀이 시설처럼 만들어 놓았다는 게 드러난다. 시대착오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이어 "해당 기사의 문제의식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며 "앞으로는 대상공원 개발 행정절차와 자문위원회의 운영 문제 같은 내부상황과 과정의 오류를 정확하게 드러내는 기사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원들은 빅트리와 이어지는 맥락에서 "경남도민일보가 '떠난 창원시장 남은 대형사업'(우귀화 기자)을 연속 보도했는데, 해결되지 않은 대형사업들을 종합적으로 조망해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기사가 적절한 시점에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위산업 비판·균형 잡힌 시각 돋보여 = 방위산업 관련 보도를 하면서 지역 경제와 글로벌 정세를 연결한 분석을 잘했다는 칭찬도 나왔다.
위원들은 이미지 기자가 쓴 '지구 반대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엔 경제적 재앙으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경남 지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를 집중 조명했다"며 "수출통계 분석을 통해 올해 1~3월 경남 전체 수출액이 전년 대비 25.7% 감소했으며,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벨로루시 등 전쟁 당사국과의 교역이 급감한 사실을 수치로 제시한 점, 방위산업·조선업 등 일부 업종은 주문 증가로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전반적인 경기 위축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역 경제를 압박하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사에서 현지 피해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과 함께, 전쟁이 국제 물가·에너지 가격·물류비에 미친 영향, 그리고 경남 수출 10대 품목 중 절반 이상이 직격탄을 맞은 현실을 설명하며 경제 전반의 위기감을 전달했다"며 "또한, 전쟁 장기화에 따른 하반기 전망과 함께 지역 산업이 대응해야 할 과제도 잘 언급했다"고 짚었다.
'전쟁 나면 경남 방산기업엔 호재지만 사람 목숨 장사 비판도'(조재영 기자) 기사에 대해서도 "전쟁 상황이 경남 지역 방위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와 이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을 함께 다뤘다"며 "산업·경제와 윤리·인권이라는 상반된 시각을 균형 있게 배치한 점에서 사회적 논쟁거리를 잘 드러낸 기사"라고 했다.
◇증거 거듭 확인을 = 창원 택시기사 살인사건 재심 개시 여부 기사와 관련해서는 증거를 거듭하라고 당부했다.
위원들은 "당시 재판에서 자백 외에 어떤 보강증거가 있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흔히 '자백 보강법칙'이라고 하면 직접증거가 아닌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로도 충족될 수 있다. 그때 법원이 어떤 증거를 보강증거로 인정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심청구인이 주장하는 새로운 증거가 형사소송법의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의 유튜브 발언을 다룬 '제일 하고픈 일? 한 구단 연고지 이전'(박신 기자)을 두고선 "이번 논란을 다룰 때 NC 다이노스와 창원시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를 비판하는 방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오로지 창원시만 당사자로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경남도도 구단의 연고지 유지에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작은학교 학생들의 도전 아프리카 학습 여행 직접 준비해요'(문정민 기자)에 대한 후속 보도도 요청했다. 함양 금반초등학교 학생들이 11월 에티오피아를 다녀온 내용을 소개하면 좋겠다고 했다.
'현장 실습생 중대재해처벌법 사각지대'(최환석 기자)를 평가하면서 "이 법에 여러 개념을 불분명하게 정의한 조항들이 곳곳에 있는 만큼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욱 기자 min@idomin.com
◇보고서 제출: 김나리, 김우진, 김태훈, 나유신, 백호영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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