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대통합 의지를 밝혔다. 국민 대통합이라고해서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하고 민주 헌정을 파괴한 이들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 대통령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시 재발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너진 민생과 경제, 장갑차와 자동 소총에 파괴된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키고 우리를 갈라놓은 혐오와 대결 위에 공존과 화해, 연대의 다리를 놓아 꿈과 희망이 넘치는 국민 행복시대를 활짝 열어젖힐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생, 경제, 안보, 평화, 민주주의 등 내란으로 무너지고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고 성장·발전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로운 통합정부, 유연한 실용정부’를 국가 운영 기조로 삼아 내란으로 피폐해진 민생 경제 어려움과 분열·대립으로 얼룩진 정치·사회 현실 극복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대응 전담반(TF)’을 가동하겠다며 “국가 재정을 마중물 삼아 경제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고 기업인들의 자유로운 창업과 성장을 도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데 버팀목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위협하고 부당하게 약자를 억압해 주가조작 같은 불공정 거래로 시장 질서를 위협하는 등 규칙을 어겨 이익을 얻고, 규칙을 지켜 피해를 입는 것은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외교·안보와 관련해서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로 세계 경제·안보 환경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 기회로 만들겠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해 대한민국 경제 영토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집중을 막을 국가균형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수도권 집중을 벗어나 국가균형발전을 지향하고, 대·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신생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특권적 지위와 특혜가 사라진 공정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과 기후위기 대응을 연계하는 구상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지원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과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에너지 수입 대체, RE100(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해 생산) 대비 등 기업 경쟁력 강화에 더해 촘촘한 에너지고속도로 건설로 전국 어디서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게 해 소멸위기 지방을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문화와 안전, 한반도 평화 의지도 거듭 밝혔다. 그는 “적극적인 문화 예술지원으로 콘텐츠의 세계 표준을 다시 쓸 문화강국, 세계 소프트파워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참사 진상 규명, 북한과 소통 창구 확보 등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 말을 인용해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자를 구했다”며 “이제는 우리가, 미래의 과거가 되어 내일의 후손을 구할 차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깊고 큰 상처 위에 희망을 꽃피우라는 준엄한 명령과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라는 그 간절한 염원이 응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