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6시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다섯 번째로 열린 시민대회에는 '응원봉'을 들고나온 10·20대가 절반 이상이었다. 이들은 잔디밭에 앉아서 응원봉을 흔들면서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아이돌 콘서트에서나 프로스포츠 구단 응원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던 응원봉이 시민 저항 문화를 주도하는 젊은 층의 도구로 등장한 것이다.

촛불과 과거 시위구호보다 K팝과 응원봉이 이들 세대가 두려움을 이기고 한데 뭉쳐 연대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외신들도 "마치 축제 같았다"며 한국의 집회 시위문화를 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 층의 즐겁고 주체적이며 개성 있는 집회 시위 행동의 저변에는 언제 독재세력으로 돌변할지 모르는 수구적 반자유주의적 권력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고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기득권의 행태를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노와 참담한 심정이 드리워져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K팝과 독재자들: 민주주의에 가해진 충격이 한국의 양면을 드러냈다"고 전한다. 한국이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세계의 주도적 국가가 되었지만, 한국에는 아직도 40여 년이 지난 군사 독재의 그림자가 그 저변에 어른거린다는 것이다. 이런 망령에 홀린 대통령과 그 대통령이 선택한 공안 기관의 수장들, 위헌적 계엄 활동을 지시하고 수행한 자들,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오늘날 젊은 세대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파괴하고 있다.

내란세력을 더 방치할 명분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거나, 하야시켜야 한다. 젊고 흥겨운 새로운 저항 문화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를 무너뜨리는 현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젊은 저항 시민들, 젊은 군인, 젊은 경찰들도 다 같은 편이다. 젊은 시민 저항세력의 철퇴를 피하려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여당 의원들, 공안 기관들은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이나 방어적 침묵에서 벗어나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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