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탄핵 목소리 더 뜨겁게 분출될 모양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 계엄 사태’로 대학가에도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경남 대학가에서는 지난달부터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고, 교수와 연구진 사이에서 시국선언이 나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학가 탄핵 목소리 또한 더 뜨겁게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대 역사학과 김정우(23) 씨는 4일 오전 8시 30분 경남대학교 정문에서 팻말을 들고 섰다. 그가 든 팻말에는 ‘2024 비상계엄 선포! 국가 내란죄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다음날인 2024년 12월 4일 오전 9시 15분 김정우 경남대학교 역사학과 3학년 학생이 윤석열 계엄령 선포 규탄 1인시위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 다음날인 2024년 12월 4일 오전 9시 15분 김정우 경남대학교 역사학과 3학년 학생이 윤석열 계엄령 선포 규탄 1인시위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김 씨는 “국회에 알리지도 않았다. (대통령이) 헌법을 어긴 것 아닌가”라며 “지금이 전시도, 비상 상황도 아닌데 계엄령을 내린 건 말이 안 된다. 뭐라도 안 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침에 학과 선배와 만나 대화하면서 계엄령은 진짜 아닌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때처럼 대학생들이 또다시 촛불을 들 게 될 거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창원대학교 정문 앞에는 ‘윤석열 퇴진 범국민대회 시민참가단’을 모집한다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이달 7일 오후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다.

경상국립대학교 사회학과 박민기(21) 씨는 밤사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던 것에서부터 국회 계엄 해제안 의결 장면까지 모두 지켜봤다. 그는 “비상계엄령이 선포됐지만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가하고자 진주에서 창원으로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비상 계엄령에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 씨는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반국가적인 상황이라며 계엄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었고, 계엄을 내릴 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닌데 대통령 자기 안위를 위해 행동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왼쪽) 4알 오후 창원대학교 앞에 놓인 ''윤석열 퇴진의 벽' 앞을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다솜 기자(오른쪽) 4일 오후 경남대학교 게시판에 윤석열 퇴진과 체포를 요구하는 글자가 붙어있다. /독자 제공 
(왼쪽) 4알 오후 창원대학교 앞에 놓인 ''윤석열 퇴진의 벽' 앞을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다솜 기자(오른쪽) 4일 오후 경남대학교 게시판에 윤석열 퇴진과 체포를 요구하는 글자가 붙어있다. /독자 제공 

지난달 시국선언에 동참한 교수들 사이에서도 대통령 비상 계엄령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교수들은 이번 대통령 계엄령 사태가 탄핵 운동으로 번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재규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대통령의 기본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인데, 이대로 두면 낭패를 보겠다는 인식이 국민 가슴 속에 확 박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심상완 창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도 “이미 교수와 연구자들이 성명과 시국선언으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상황에서 이런 일까지 벌어졌으니 퇴진에 대한 요구가 더 뿌리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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