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웅 국회의원 관련 3법 발의
혁신도시-비혁신도시 신경전도
윤 대통령 "맞춤형 이전" 모호
지방시대 종합계획에서도 빠져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과제이자 지역균형발전 정책 핵심인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드높지만 정작 정부는 구체적인 이전 시기와 방법 결정을 미루고 있다. 이 탓에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간 불필요한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웅(국민의힘·밀양의령함안창녕) 국회의원은 16일 1호 법안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 3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인구감소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 제정안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이다.
박 의원은 자연인구감소와 인구 유출 등으로 지역소멸이 가속화하는 상황에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구감소를 막고 지역을 회생시키고자 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 지역구인 밀양은 도내 8개 시 단위 자치단체 중 유일한 인구감소지역이다.
제정 법안에 공공기관 이전 비용 조달 방안과 기반시설 설치 등 제반사항 절차·과정, 지방 이전 직원 지원 사항 등이 담겼다. 토지 조성과 공급부터 지역인재 채용, 지역산업 육성, 기업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내용도 망라했다.
개정 법안에서 1차 공공기관 이전을 완료한 기존 혁신도시뿐만 아니라 인구감소지역도 경제 활성화 대상에 포함해 공공기관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인구감소지역 보육·교육시설 개선과 도로 건설, 중소기업 법인세와 취득세 감면 혜택 등의 법적 근거가 담겼다.
박 의원은 “3법은 밀양을 비롯한 중부 경남 지역소멸을 막을 대책을 충분히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면서 “점점 고립·방치돼가는 인구감소지역을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 이전”이라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기본계획을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올해 총선 이후로 미뤘다. 그 사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혁신도시 성과 평가 및 정책 방향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11월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그 내용이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미적거리는 사이 이전 공공기관 유치를 둘러싸고 전국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 박 의원 발의 법안 내용처럼 비혁신도시 지역 공공기관 이전 요구가 일어나자 혁신도시를 품은 자치단체들도 기자회견 등으로 맞불을 놓았다. 경남에서도 진주시는 혁신도시에 공공기관 추가 이전, 밀양시는 인구감소지역 이전을 촉구하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전북에서는 국회의원 간 입법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달 5일 박희승(더불어민주당·전북 남원장수임실순창) 의원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지를 인구감소지역으로 확대’하는 혁신도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자 같은 당 김윤덕(전주 갑) 의원은 ‘미완성인 혁신도시 성공을 위해 2차 지방이전 공공기관도 혁신도시에 배치해야 한다’는 취지로 ‘추가 이전하는 공공기관을 기존 혁신도시 인근 원도심에 배치’하는 법안을 냈다. 경북도 김천혁신도시를 중심으로 6개 분야 34개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시군 간 이견에 논의를 잠정 중단했다.
이 같은 치열한 유치 경쟁 속 뜨뜻미지근한 정부 태도, 예측할 수 없는 용역 결과는 2차 공공기관 이전 정책 지속에 회의감을 들게 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에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을 넣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기대한 만큼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 맞춤형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책 추진에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취임 직후 발표와 달리 대통령실 누리집 ‘120대 국정과제’란에도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빠져 있다. 우동기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도 취임 1년 서면 인터뷰 참고 자료에 공공기관 지방이전 관련 내용을 담지 않았다.
/김두천 기자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