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이남에 정부 소속 외청 설립은 처음
상승효과로 우주항공복합도시 도약 발판
낙후한 서부권, 인근 지역 연계 성장 기대
경남 인재 지역서 일하고 사는 환경 조성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9일 국회를 통과했다. 법안 통과로 이르면 5월 사천에 우주항공청이 들어설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주항공청법 제정에 "대한민국이 우주 강국 도약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밝혔다.

우주항공청 설립으로 대한민국은 우주항공 분야 정책 수립과 범국가적 연구 역량 강화와 함께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에어로스페이스·율곡 등 경남에 밀집한 관련 기업과 연계한 상승효과 등 산업경제적 측면에서 도약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우주항공청 사천 설립은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도 큰 이정표를 세우게 된 점이 주목된다.

경남도청 정문에 설치되어 있는 우주선 모형. /김구연 기자
경남도청 정문에 설치되어 있는 우주선 모형. /김구연 기자

대전 이남에 정부 부처 신설은 처음

우주항공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외청이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독립적 업무를 수행하는 청 단위 정부 부처가 대전 이남에 설립되는 건 우주항공청이 처음이다. 참여정부 이후 세종시가 건설되면서 정부기관 입지에서 '부처는 세종, 청은 대전'이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고 할 정도였다. 정부는 그만큼 충청권 이남에 부처나 청을 두는 것에 보수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청와대나 대통령실과 국회가 서울에 있고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등 공무원 인력 운용과 예산 편성권을 쥔 핵심 부처가 세종에 있기에 업무 효율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공직자 의중도 무시할 수 없었다. 

진주에 있는 경남혁신도시에 정부 부처가 아닌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공기업 자회사, 연구소, 공직유관기관만 이전해 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 경남중소벤처기업청이 창원에 있다지만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외청이 아니라 정부 부처 산하 '특별지방행정기관'이다.

신대호 도 균형발전본부장은 "독립 업무를 수행하는 정부 부처 기관이 대전 이남에 자리하는 건 경남 사천이 처음"이라면서 "우주항공청법 통과는 국가균형발전은 물론 상대적으로 낙후한 서부 경남지역 발전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받을만하다"고 말했다.

서부경남 부흥 마중물

우주항공청은 경남에서 상대적으로 낙후한 서남부권 산업 진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주와 사천에는 경남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진행 중이다. 터를 닦는 동시에 진주시와 사천시는 관련 기업이나 연구소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들을 유인할 요인이 부족했다. 이에 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진주 상대동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우주부품시험센터를 경남항공국가산단 진주지구, 위성 관련 연구·제조·사업화 기반 시설을 갖춘 위성개발혁신센터를 사천지구에 두기로 했다.

우주항공청이 이 두 기관과 지역 기업, 경남도와 사천시가 추진 중인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과 상승효과를 내면 서부경남은 미국 휴스턴과 같은 '대한민국 우주도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지난 3일 오전 경남 사천시 삼천포대교공원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 촉구를 위한 범도민 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경남도
지난 3일 오전 경남 사천시 삼천포대교공원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 촉구를 위한 범도민 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경남도

진주와 사천지역 산업 성장과 인구 유입은 인근 시군과 연계 발전에  도움이 된다. 남해군은 인근 사천에 우주항공 산업이 발달해 정주 인구가 늘어나면 기존 문화·관광, 레저, 휴양 등 강점을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한다. 남해군 관계자는 "관광 분야뿐만 아니라 도립남해대학 내 항공운항, 정비학과 역량 강화와 이를 토대로 한 신입생 유치, 지역 활력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군 항공고등학교 학생들 역량 강화와 항공기자재 업체들 생산 기술 고도화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우주경제 집적단지(클러스터) 삼각체계 한 축인 전남 고흥 우주발사체 산업클러스터와 연계하면 비단 경남뿐 아니라 전남을 비롯한 '남해안 남중권'이 하나의 경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길도 열릴 수 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우주항공청 설립과 지역 내 정주 인구 확대는 남해안권 도시들 인구 유입과 지역소멸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이들의 유입은 관광·휴양 등 남해안이 지닌 천혜 자연환경을 즐기러 오는 관광객과 관계인구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열린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 선포식에서 대한민국이 우주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2045년까지의 정책방향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열린 미래 우주 경제 로드맵 선포식에서 대한민국이 우주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2045년까지의 정책방향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주항공 경남 인재는 경남 머물게

우주항공청은 지역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에도 역할을 할 전망이다. 

경상국립대는 '우주항공·방위산업 분야' 집중 육성 계획을 토대로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에 선정됐다. 경상국립대는 '우주항공·방산 분야의 글로컬 선도대학' 비전을 내세워 우주항공분야 핵심 인재 양성과 이들이 지역에 머무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경남도, 우주항공 관련 기관·기업체, KAI, 항공우주연구원 등 지·산·학·연·관·군을 비롯해 국가거점국립대, 지역 대학 등과 상생·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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