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 후 12일 첫 평일 출근길 혼란 가중
시민, 취지 이해면서도 환승 편의성 지적
거점 정류장 부족하고 위치 확인 어려워
버스 안내방송 늘리고 정보 제공 원활해야

시, 정류장 환경 개선·정시성 확보 지속
"다양한 자료 검토해 9월 1차 보완 예정"

창원시 시내버스 노선이 개편되고 맞은 12일 첫 평일 출근길 혼란은 가중됐다. 시민은 정시·안전성 강화, 편리한 대중교통망 실현 등 개편 취지를 이해하면서도 환승 편의성이 확보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창원시는 이번 개편을 두고 △외곽지역 급행버스 신설 △간·지선 노선 효율화 △원이대로 간선급행버스(BRT) 구간 연계 강화 △도시 여건에 맞는 합리적인 운행계통안 마련 등을 골자로 삼았다고 밝혔었다.

창원지역 시내버스 노선 개편(6월 10일) 이후 첫 월요일인 2023년 6월 12일 한 시민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도우미에게 새 시내버스노선에 대해 물어보고 있다. /김구연 기자
창원지역 시내버스 노선 개편(6월 10일) 이후 첫 월요일인 2023년 6월 12일 한 시민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도우미에게 새 시내버스노선에 대해 물어보고 있다. /김구연 기자

핵심은 환승이었다. 시는 정시성을 확보하려면 환승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봤다. 원이대로 S-BRT 중심 대중교통 체계 개선과 권역 간 신속한 이동에도 환승은 필수라는 판단이다. 이에 시는 무료 환승 횟수를 2회로 늘리고 읍·면 노선 환승 시간을 10분 추가(총 50분)했다.

그러나 불합리하다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이번 개편에서 대체(노선 폐지·유사 노선 변경)하거나 간선 환승대체(한 차례 이상 환승 때 기존 노선 정류장에 도달)한 노선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빠른 길을 두고 멀리 돌아가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ㄱ 씨는 “801번 폐지 후 40~50분 걸리던 출근길이 1시간 30분 정도로 늘어났다”며 “잘 타던 노선을 바꿔서 이용자를 적게 만드는 개편”이라고 말했다. ㄴ 씨는 “860번 폐지 후 사라진 노선을 환승해 이용했더니 진해 웅동에서 마산합포구까지 2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돌고 돌아 환승하는 방법을 매일 반복하라는 것이냐”고 따졌다.

창원지역 시내버스 노선 개편(6월 10일) 이후 첫 월요일인 2023년 6월 12일  시민들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 노선도를 보고 있다./김구연 기자
창원지역 시내버스 노선 개편(6월 10일) 이후 첫 월요일인 2023년 6월 12일 시민들이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 노선도를 보고 있다. /김구연 기자

19번·530번 폐지로 통학 버스가 사라진 창원 경상고에서는 지각생도 생겼다. 원이대로를 중심으로 개편됐기에 외곽에서 오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있다.

환승 편의를 도모할 거점(환승) 정류장이 부족하고, 시민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문제로 연결된다. 지역 내에 다니는 지선 버스가 모여 승객이 급행·간선 버스로 쉽게 갈아탈 수 있는 정류장이 곳곳에 있어야 하나, 현재 거점 정류장은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성산·의창구만 보더라도 정우상가·대동백화점 등 원이대로에 거점이 여럿 있지만 창이대로에는 마땅히 없다. 진해에는 롯데마트·중앙시장, 마산에는 합성동·마산역·댓거리 정도지만 다양한 노선을 수용하고 환승 편의성을 키우기에는 부족하다.

이윤기 마산YMCA 사무총장은 “큰 틀에서 환승 중심으로 개편하려는 시 방향은 맞다고 본다”며 “단, 환승 편의성을 도모할 거점이 부족하고 기존 거점 정류장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개편과 맞물려 ‘○○○으로 가려는 승객은 이번 정류장에서 하차해 갈아타면 된다’는 등 버스 안내방송을 늘려도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간선 노선이 지나치게 긴 것도 아쉽다”며 “또 대부분 시민은 포털(카카오·네이버) 검색으로 노선 정보를 얻는데, 네이버는 바뀐 노선이 12일 오후 현재까지 적용되지 않았다. 개편 준비가 다소 안일했다”고 지적했다.

창원버스정보시스템 누리집은 이날 오전 한때 접속자가 몰리면서 먹통이 됐다. 이전에 민간에서 만든 창원버스정보시스템 애플리케이션(앱)이 있었으나 지금은 이용되지 않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앱을 활성화해 민원 대응 등 양방향 소통이 수시로 가능하게 하고, 중요한 공지도 빠르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창원지역 시내버스 노선 개편첫날인 2023년 6월 10일 창원시 성산구 은아아파트시내버스정류장에서 시민이 새 시내버스 노선 안내도를 보고 있다. /김구연 기자
창원지역 시내버스 노선 개편첫날인 2023년 6월 10일 창원시 성산구 은아아파트시내버스정류장에서 시민이 새 시내버스 노선 안내도를 보고 있다. /김구연 기자

창원시는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심명숙 신교통개선팀장은 “정류장 환경 개선을 꾸준히 추진하고 정시성이 확보되도록 시내버스 업체·운수 노동자 교육도 강화하겠다”며 “환승 정류장까지 도보 거리가 너무 먼 점, 병원 접근성, 장복터널을 이용한 진해~마산 연결 활성화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바뀐 노선을 3개월 시행하고 나서 9월 1차 수정·보완할 계획이다. 12월에는 원이대로 BRT 준공과 함께 2차 수정·보완을, 내년 하반기에는 수요응답형버스 시범운행·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3차 수정·보완에 들어간다.

/이창언 김다솜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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