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거리질만 하는 정치 탓 농업 위기
환경파괴로 땅의 죽음 현실이 되고

4월에 이어서 5월에도 농사에 꼭 필요한 만큼의 비는 내리시지 않고 있다.

기상학자들의 걱정이 올해 가뭄은 평년의 6~8배에 이르고, 지구 온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어 북극지방에 사는 펭귄들이 얼음이 녹은 평지에서 최후를 맞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매우 낮다. 그동안 산업화와 도시화가 미친 듯이 폭증하는 속에서 돈과 편리와 권력의 지배력에 의존하는 사회적 변화는 농업의 중요성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식량 위기는 이제 핵폭탄보다 더 가까운 생존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은 여전히 돈, 편하고 이익되는 것, 차별과 개인주의의 확장으로 기울고 있다. 이런 우려를 마비시킨 주범은 정치다.

우리의 농업이 위기선상에서 흔들리며 죽어가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에 있다.

이른바 대의 민주주의 제도라는 눈 뜨고 간 빼어먹는 정치제도와 정치꾼들의 한심한 패거리질이 가장 큰 원인 제공자다. 표만 속여 먹고 나 몰라라 하는 오래된 버르장머리다.

두 번째는 농업 경영 자체의 위기와 위험에 대한 준비 부족과 현실 대응책의 부재다.

농업이 직면한 위험은 여러 가지다. 농업 경영이 기계화, 자동화에 의지하면서 기계들의 작동에 필요한 화석연료(기름)의 가격 상승과 기계 가격의 상승이 영향을 미친다.

일정 면적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의 총 판매 가격과 영농에 쓰인 비용의 총액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여 사실상 적자가 누적되었다.

정부가 여러 가지의 영농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근원적인 해결책이 아닌 땜질처방이다.

농업 인구의 고령화와 희소화, 작물의 경제성을 확대할 수 있는 인력의 감소, 영농 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폭등, 비닐 종류의 다양한 사용으로 말미암은 토질의 사막화 현상, 그리고 외지인에 의한 농지의 불법투기 현상이 확산되는 것도 한 원인이다.

사실상 비닐 종류와 플라스틱 종류들이 농업 현장에서 증가하는 것은 환경 파괴를 불러오는 땅의 죽음화를 현실로 만드는 나날이다.

여기에 가뭄 현상이 거대한 불안으로 몰려 온다.

참깨밭에서 일하는 고령의 할머니는 30도가 넘는 한낮에도 마스크를 끼고 엎드려 꼼지락거린다. 왜 그래야 할까?

여기저기서 서부영화에서 보는 총잡이들의 모습같이 두 팔을 벌리고, 두 가랑이도 벌리고 어기적거리며 밭이랑을 오고 가는 칠순 팔순 노인들의 차마 바라보기 민망한 모습들과 가뭄이 겹쳐지면서 한국 농촌의 6월이 가뭄에 이글거린다.

/정동주 시인·동다헌 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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