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티스트 금민정 초대
풍경 영상 다양하게 담아내
"자연이 곧 기억이고 감정"
10월 23일까지 16점 선봬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올해 특별전으로 '미디어아티스트' '비디오 조각가'로 유명한 금민정 작가를 초대해 '자연의 경계에서'전을 열고 있다. 전시는 지난 10일 시작했고 10월 23일까지 이어진다.

금 작가는 홍익대 학부와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 2006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부산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금호미술관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현재 명지대 겸임교수로 있다.

"나는 주로 특정 장소에서 그 장소가 기억하는 자연현상을 다룬다. 그 장소가 기억하는 과거의 자연을 환기시키고 감각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자연을 표현한다. 자연은 곧 기억이고 감정이며 철학이다. 사람이 느끼고 사람이 기억하는 자연은 특별하고 가치로운 장소를 만들어 준다."

▲ 금민정 작가 영상 작품 '감각하는 자연, 감각하는 현실'. /정현수 기자
▲ 금민정 작가 영상 작품 '감각하는 자연, 감각하는 현실'. /정현수 기자

금 작가의 작품 경향은 작가노트에서 밝힌 것처럼 특정 공간에서 바라보는 자연을 미디어에 담는 것이다. 그의 눈에 비친 자연현상은 모니터에 담겨 한옥 목재 느낌이 강하게 나는 나무와 어울려 독특한 조형물이 형성된다. 이번 전시에도 대부분 그런 경향이 짙게 드러난 작품들로 구성했다.

'생각하는 정원' '숲을 나오니 또 숲이 보이네' '바람을 그리다' '빗소리' '화전민의 벽' '후회_서귀포 보목포로 해변' '환희_갯깍 주상절리' '화가의 집_모서리' '담 넘어, 12개의 풍경' 등 제목만 보아도 비디오에 담긴 공통적인 분위기의 풍경을 연상할 수 있다.

금 작가는 미디어를 둘러싼 프레임을 나무로 사용한 것에 대해 나무와 미디어가 만날 때 그 분위기가 가장 편안하다고 했다.

▲ 금민정 작가 '생각하는 정원'. /정현수 기자
▲ 금민정 작가 '생각하는 정원'. /정현수 기자

그의 작품이 모두 모니터와 나무가 어울린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전시에 설치된 작품 중 '숲을 나오니 또 숲이 보이네'는 철 프레임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같은 제목의 작품 두 개가 전시돼 있다. 철 프레임의 작품임에도 나무가 곁들여졌다. 하나는 화분을 옆에 끼고 있고, 또 하나는 상단부에 나뭇가지가 걸쳐있다. 숲을 담은 영상에서 시선을 빼어냈는데도 다시 자연을 만나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영상을 담는 모니터의 특성 때문에 사각의 틀을 배제할 수가 없다. 하지만 금 작가는 이러한 틀을 벗어나고자 나무 프레임을 다양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바람을 짓다'는 여러 형태의 나무 판을 세우고 모니터 2개를 삐딱하게 걸쳐놓았다. '담 넘어, 12개의 풍경'은 가로로 길쭉한 나무판 12개의 화면 속에 담장 너머의 풍경을 담은 작품이다. 눕기도 하고 세워지기도 한 화면은 12개이지만 모두 연결된 하나의 장면을 담고 있다.

'감각하는 자연, 감각하는 현실'이라는 작품은 전시실 하나를 자연 속으로 옮겨온 듯한 영상 미디어아트다. 10개 가까운 빔프로젝터를 사용해 3개의 벽면과 바닥에 영상을 쏘아 그야말로 관람객이 숲속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화면 속에서 걸음을 옮길 때는 화면의 변화 때문에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는 16점 작품이 전시돼 있다. 문의 055-340-7000.

/정현수 기자 dino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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