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대상 〈나는 이렇게 들었다〉
대한민국연극제 참가자격 얻어
13개 극단 출품작 1317명 관람

함안에서 열린 제40회 경상남도연극제가 14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29일 폐막했다.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 소속 10개 지부 13개 극단이 출품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연극제 기간 주 무대였던 함안문화예술회관과 함안문화원에는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공연은 거리 두기로 관람 허용 가능한 좌석을 거의 채우는 등 관람객 1317명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 진주 극단 현장 <나는 이렇게 들었다> 공연 모습. /경남연극협회
▲ 진주 극단 현장 <나는 이렇게 들었다> 공연 모습. /경남연극협회

◇극단 현장, 단체대상·관객심사 작품 대상 = 올해 단체 대상은 진주 극단 현장 연극 <나는 이렇게 들었다>가 차지했다. 조선 후기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주던 낭독가 '전기수'를 다룬 작품이다. 3명으로 구성된 전문심사위원단(황두진 연출·박찬영 배우·전성희 평론가)과 함안군민 등으로 꾸려진 40인 시민관객심사단 모두 이 작품을 최고로 꼽았다.

극단 현장이 경남연극제에서 단체 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열 번째이자, 2년 만의 일이다. 앞서 2020년 제38회 경남연극제에서는 <길 위에서>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당시에도 도내 극단 중 가장 많은 대상을 따낸 현장은 올해 다시 한번 대상을 거머쥐며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다음으로 대상을 많이 받은 극단은 마산(7회), 입체(7회), 예도(6회), 장자번덕(4회), 벅수골(4회) 순이다.

이에 따라 현장은 오는 7월 9∼30일 밀양아리나 성벽극장과 밀양아리랑아트센터·밀양시청소년수련관 등지에서 열리는 제40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현장은 또 개인상인 연출상·연기대상·무대예술상 등 3개 상도 따냈다. 연출상은 고능석 대표가, 연기대상은 최동석 배우가, 무대예술상은 황지선 씨가 받았다.

극단 대표로 시상대에 올라 단체 대상을 받은 정대균(전 현장 대표) 씨는 "대한민국연극제에 나가서 좋은 성적 받을 수 있도록 작품을 더 보완하고 노력해서, 좋은 결실 맺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지난 16일부터 29일까지 함안에서 열린 제40회 경상남도연극제가 폐막했다. 29일 시상식 직후 참석한 경남 연극인들 단체 촬영 모습. /경남연극협회
▲ 지난 16일부터 29일까지 함안에서 열린 제40회 경상남도연극제가 폐막했다. 29일 시상식 직후 참석한 경남 연극인들 단체 촬영 모습. /경남연극협회

◇심사 총평 = 황두진 심사위원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코로나 사태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남 16개 연극단체 중 13곳이 참여한 연극제가 아무런 사고 없이 성황리에 마무리돼 축하드린다"며 "이웃과 생활 이야기, 충돌하는 가족 이야기, 역사 속 인물 이야기, 또 지난 시절 사랑과 살아가는 이야기 등 다양한 소재를 무대에 올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렇게 다양한 소재를 다루었음에도 공연 양식이나 표현 방법은 별로 다양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연극제가 경연 형식이긴 하지만,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장은 특히 공연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희곡 구성에 아쉬움을 느꼈다고 평했다. 지역 소재나 이야기를 개발하는 게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지나치게 지역성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 소재 이야기를 개발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도 결국 전국 관객을 만나기 위함이고, 나아가 세계 관객들과 만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끼리 여기서 경남 이야기, 경남 관객만 생각하는 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남연극제가 연극인들의 잔치에서 나아가 개최지의 지역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좀 더 다양한 소재와 표현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손민규 경남연극제 집행위원장은 무엇보다 코로나 상황에서 무사히 행사가 마무리돼 기쁘다고 밝혔다. 손 집행위원장은 "함안을 알리고 함안의 연극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노력했고 호응도 있었다"며 "이번 연극제 이후 문화 인식이 높아졌고 함안 연극을 향한 시선이 달라져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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