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 등 형상화한 입체 회화
창원 성산아트홀서 27일까지

창원시 성산아트홀 1전시실에서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박배덕 한국현대 입상화 선언전'을 찾았다.

입상화라는 단어가 생소하다. 서 있다는 뜻일까, 입체적이라는 뜻일까.

전시실에 들어서니 바위를 묘사한 조각품들이 군데군데 놓여 있었다. 가까이 있는 작품에 다가가니 그냥 조각한 것이 아니었다. 합성수지로 조형을 만들고 그림을 입혔다. 실물처럼. 그것만으로 끝난 게 아니다. 이끼 낀 바위들 아래쪽에 그려진 연못은 실제로 물이 일렁이는 느낌이다. 평면의 그림과 입체의 조각이 하나로 연결된 독특한 작품이다.

어떤 작품은 벽에 세워진 계곡 풍경의 평면 그림이 바닥의 입체 그림으로 이어진다. 다른 전시에서 종종 액자 속 그림 일부가 틀 밖으로 빠져나온 것을 본 적 있지만, 이 작품들은 그러한 시도를 과감하고도 완벽하게 표출했다는 느낌을 준다. 다시 '입상화'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조각과 회화가 결합한 형태의 작품이란 걸 알아차린다.

▲ 박배덕 한국현대 입상화 선언전 출품작. 평면의 그림과 입체의 조각이 하나로 연결된 독특한 작품이다.  /정현수 기자
▲ 박배덕 한국현대 입상화 선언전 출품작. 평면의 그림과 입체의 조각이 하나로 연결된 독특한 작품이다. /정현수 기자

이경모 미술평론가는 "그의 입체회화는 회화, 조각, 설치, 건축, 퍼포먼스 등 총체 미술의 성격을 띠며 관객들에게 확장된 회화 형식이 부여하는 다채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박배덕 작가는 "전업 미술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나 자신의 미래가 심히 염려돼 고뇌 속에 만들어진, 새로운 미술장르의 하나로 그림이 벽을 떠나고 작품에 다리와 발을 달아주어 (…) 평면을 떠나 입체의 모습으로 대중과 함께할 작품으로 (…) 디지털기술 문명이 대체할 수 없는 '한국 현대 입상화'란 이름을 붙여 탄생된 새로운 장르 선언전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1980년부터 개인전 32회를 여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진해예총 회장을 지냈고 현재 전업미술가협회, 진해미협과 예총 고문으로 있다. 진해 소사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박배덕갤러리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문의 010-5542-8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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