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매달리기 선수〉 출간

"울 엄마는/ 바쁜 일상의 무게로/ 마음이 아프거니/ 근심 걱정으로/ 혼자 견디기 힘드시면// 하느님을 힘껏 붙잡으시고/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온힘 다해 매달려요.// 과일 나무에 매달린/ 과일보다 더/ 힘세게 매달려/ 도와달라고 비는/ 엄마 기도 소리에…// 하느님은 가만히 내다보시고/ 마음 끄덕이시며/ 빙그레 알았다는/ 신호를 보내시는/ 참 좋으신 그 분."('엄마는 매달리기 선수' 전문)

아이의 눈으로 본 자신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일상에서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과일 나무에 매달린 과일보다 더 힘세게 매달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우리네 삶에서 발견되는 주변의 여러 여성과 중첩된다.

아동문학가 이경숙 시인이 <하늘은 빛보자기> <풀벌레 핸드폰> 등 작품집에 이어 이번에 <엄마는 매달리기 선수>(사진)를 냈다. 이 시인은 1992년 월간 아동문예 작품상으로 등단했고, 한국문인협회·한국아동문학회·한국동시문학회·경남문인협회 등 여러 작가협회에 소속해 활동하고 있다. 계몽사 아동문학상, 경남아동문학상, 밀양예술인상 등을 받았다.

이번 동시집 해설을 맡은 오순택 시인은 이경숙 시인을 '향기와 빛깔이 선명한 풀벌레 핸드폰의 시인', '따스함과 그리움, 그리고 향기 짙은 시인', '사물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고운 눈을 가진 시인', '삶의 아픔도 미학으로 승화시키는 시인', '자연을 기도와 사랑으로 감싸 안는 시인'이라고 표현했다.

"깨달음은/ 늘 늦게 온다.// 아차, 그렇구나/ 그래 내가 잘못했지/ 왜 그랬을까?/ 깨닫고 돌아보면// 이미 시간은/ 저만치 흘러/ 발뒤꿈치 안보이게/ 멀리 달아난 뒤다"('깨달음은 늦게 온다' 일부) 이 참회의 시를 통해서도 이 시인의 여린 심성이 들여다보인다. 그림 최희영. 창연. 165쪽.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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