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문화마을협의회 학술토론
문화자산 계승·발전 방안 모색

창원 의창문화마을협의회(회장 서영채)가 25일 고향의봄도서관 동원홀에서 '창원 만인계 학술토론회'를 열었다.

만인계는 100여 년 전 재미와 재정자금 확보를 위해 만든 초대형 행운 게임으로, 지금의 연금복권·로또와 유사한 행사로 전국 여러 곳에서 열렸다.

창원에서는 현재 의창구 남산공원에서 수많은 사람이 운집한 가운데 열렸다고 하는데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마을협의회는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복원을 위해 시연해왔으나, 더 구체적이고 공익적 축제로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이날 토론회를 마련했다.

▲ 창원 의창문화마을협의회가 25일 고향의봄도서관 동원홀에서 '만인계 학술토론회'를 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 창원 의창문화마을협의회가 25일 고향의봄도서관 동원홀에서 '만인계 학술토론회'를 하고 있다. /정현수 기자

김일태 고향의봄기념사업회장은 '창원 만인계의 발굴시연과 그 의의'라는 주제발표에서 "만인계가 시기적으로 1899년부터 1904년 사이에 집중됐고 전국적으로 분포됐다"면서 "주로 지방군수가 설계하거나 합법적 복권회사 형태를 지향하는 방식, 개인이나 외국인이 설계하는 방식으로 열렸다"고 설명했다. 1901년 부산항 만인계 기록에는 1위에 당첨되면 600배가 되는 3000냥을 배당금으로 받았다고 소개했다.

만인계에 얽힌 이야기 가운데 안중근 의사와 관계된 사례도 설명했다. 안 의사는 20대 초반에 만인계의 채표회사(돈을 관리하고 추첨을 하는 회사) 사장이 됐다고 한다. 사행성 시비로 중앙정부에서 금지하긴 했지만 일제가 조선인들이 집단으로 모이는 것을 저지하면서 쇠락했는데, 당시 안 의사는 채표회사 운영으로 생긴 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다고 한다.

토론에 나선 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는 "창원 만인계는 도로공사 등 공익성이 컸다"며 "춤과 노래도 따르는 축제였던 만큼 지역 공동체 의식과 상호부조 정신을 살려 남산을 테마거리로 활성화하되 자료발굴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는 장동화 창원남산상봉제 집행위원장, 안병삼 창원시립예술단 사무팀장, 손병국 창원만인계 진행 집사역, 정명갑 창원국악예술단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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