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박사이자 시인인 강희근 경상국립대 명예교수는 민수호 시인을 '지리산 맹주'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지리산에 살면서 지리산을 이야기하고 지리산과 함께하기 때문일 것이다. 민 시인이 2018년 두 번째 시집 <지리산 빈들판>에 이어 3년 만에 세 번째 시집 <지리산 메아리>(사진)를 펴냈다.

강 교수의 평설을 읽어보면 민 시인이 살아온 내력을 살짝 엿볼 수 있다.

"민수호 시인은 산청에서 태어나 최종학교를 진주에서 나와 통영, 부산 등지에서 공직, 충무시청, 해운대 장산새마을금고 이사장 등을 역임하다가 만년에 귀향하여 지리산의 허리가 되기도 하고 역사가 되기도 하고 리듬이 되기도 하며 산을 향해 호루라기를 후루루 불어 주목을 명하기도 하는, 진짜 주인이요 맹주가 되는 삶을 살고 있다."

시집은 '태산목' '모형대' '산청 귀향' '국가의 보상 거부에 부쳐-산청 함양 거창 사건-' '시인의 숙명'으로 나뉘어 5부로 구성되어 있다.

'귀향'이라는 시에서 왜 산청으로 돌아왔는지 가늠할 수 있으며 '국립공원1호'와 '국가의 보상 거부에 부쳐' 등에서 그가 지리산에서 무엇을 하였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서정을 잊지 않는다. "산득한 바람 불어/ 상수리 나뭇잎들 우수수 떨어지니/ 새떼 날아가듯 부산스럽다(…)" 강 교수는 "지리산 산속의 삶은 자연이요 서정이다"면서 "역사가 들어오고 전란이 들어왔지만, 그것이 세월을 타고 흐른 뒤에는 곧 자연으로 서정으로 복귀한다"고 민 시인의 시에 의미를 더했다.

청옥. 173쪽.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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