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방향이 여론 호도라면 심각한 문제
사실 정도는 담길 바라는 소원 이뤄지길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에 관한 일부 메이저 언론 보도가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한 기자의 취재 결과 기존에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른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런데 그 기류에도 묘한 뒤끝이 남는 보도가 많다. 지금껏 밝혀진 것이 빙산의 일각이라 해도 작은 꼬투리 하나로 물어뜯던 기존 보도 방식과는 다르다. 밝혀진 사실이 그들 입맛에 맞지 않았나 보다. 영 마뜩지 않게 마지 못해 보도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남았으리라는 여운을 던지는 행태는 지금껏 대중을 호도해 자신들 의도대로 이끄는 모습 그대로이다.

추석 전에 전 국민 백신 1차 접종률이 71%를 넘었다는 보도를 보았다. 정부에서 약속한 70%를 넘긴 숫자이다. 이즈음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떴다. 초기 백신 접종이 다소 부진했던 시기에 각 신문들이 내놓은 비판 기사 모음이었다. 어느 신문은 아예 백신 접종 70% 넘기려면 3년이 걸린다는 이야기까지 하면서 대놓고 정부의 무능을 비판했다. 그 기사 모음에서 그토록 핏대를 세워 정부를 비판하던 그들은 정작 정부에서 약속을 지킨 지금, 최소한 한마디 사과나 해명도 없이 왜 침묵하느냐는 힐난의 목소리를 담고 있었다.

검찰이 고소를 기획하고 조작했다는 뉴스는 일반 국민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정작 본질과는 무관하게 추악한 치정의 분위기로 몰려갔다. 누가 누구를 사주해서 문제를 만들었다는 저급한 관음증을 자극하는 기사들로 도배가 되더니 더 큰 이슈에 덮여 슬그머니 국민들 관심에서 사라지는 중이다.

상식과 건강한 비판이 사라지고 근거 없는 흑색선전과 상대방 헐뜯기에만 전념하는 일부 언론이 나는 무섭다. 거기에 부화뇌동하여 자신의 입맛에 맞는 기사들을 손가락 하나로 손쉽게 퍼 나르고 주변을 선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모골이 송연하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클릭 한 번으로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거짓인 줄 알면서도 뻔뻔스럽게 늘어놓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들이 그토록 후안무치할 수 있는 이유는 오직 하나, 돈 때문이리라.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국내 뉴스는 철저하게 봉쇄됐고 우리들은 그 진실을 하나도 알지 못했다. 들리는 소문에는 폭도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용감한 공수부대원들이 그들을 진압했다는 소식이 전부였다. 김대중을 빨갱이로,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아간 언론이 반성도 없이 뻔뻔하게 정론을 이야기하고 민주 언론을 외치는 모습은 참담했다. 그 행태는 지금도 한 치의 변함도 없이 계속되고 있으니 사람이란 얼마나 비이성적인 동물인가.

역사가 역사가의 해석에 따라 해석된 기록이듯 언론 또한 기자의 해석과 신문사 보도 방향이란 스펙트럼을 거친 기사를 내놓은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방향이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여론 호도와 목적 지향이라면 이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진실까지는 못 가도 적어도 사실 정도는 보도하는 기사, 답을 정해서 독자들에게 강요하기보다 스스로 좋은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기자, 건강한 언론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이들을 만나고픈 지극히 평범한 소원이 이뤄져 내가 다시 뉴스를 사랑하게 되기를 바란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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