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다양한데 큰 분쟁 없는 대한민국
우리만의 '포용하는 선진시민 의식' 믿어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인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감동을 준 '미라클' 작전을 보면서 가슴 뿌듯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난민이나 이주노동자들과 다문화 가정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들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특히 고국을 등지고 떠나올 수밖에 없었던 아프가니스탄인들에 대한 비난이 심상치 않습니다. 자기 나라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과 이슬람 종교에 대한 우려가 그것입니다.

우리나라는 3.15의거에서 시작되어 4.19의거로 이어지는 4.11 민주항쟁, 10.16 부마항쟁, 5.18 광주 민주화 운동, 6.10항쟁, 촛불혁명까지. 그야말로 민중 항쟁으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그렇다 보니 민주화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릅니다. 이 남다른 자부심은 자기 조국을 버리고 도망치듯 빠져나온 사람들에 대하여 비판과 질책을 할 만합니다.

하지만 거대한 국가의 존망에 대하여 한 개인에게 책임을 온전히 묻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을 것이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이 나라를 등져야 하는 개인은 있는 것입니다.

신약성경 야고보서에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날 먹을 양식조차 없는데,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이 녹이고 배불리 먹으시오" 하고 말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야고보 2장 15~16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새겨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난민이든 특별공로자이든 우선 받아들이고, 입히고, 먹여주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이야기되는 이슬람 문화와 종교 특성에 대하여 우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슬람이라는 종교와 문화는 낯설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우리나라는 종교는 많은데 종교 분쟁은 크게 없습니다. 유럽을 보면 종교전쟁이 부지기수로 나옵니다. 종교 때문에 학살을 서슴지 않는 역사를 쉽게 읽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 종교 사회이면서도 서로 투닥거리기는 해도 심하게 해코지하거나 사회문제가 될 만큼 전쟁을 벌이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서양인들이 가지고 있는 '차별하는 선민의식'이 아니라, 우리만의 '포용하는 선진시민 의식'이 넘쳐 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이 포용이고 관용입니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의 밝은 모습에 세계인들이 엄지척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히잡을 쓰지 않고도 웃으며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너른 품을 저는 믿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받아들일 수 있음에 자부심을 느끼며, 이번 기회가 이주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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