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은 취업난·기업은 인재난 심각
경울 16개교 수요 대응형 인재 양성 주목

경남의 대학들이 위기상황이다. 대학 위기를 충원율에 기인한 재정위기로 국한하면, 초점이 모호해질 수 있다. 입학생 충원과 졸업생 취업률과 더불어, 연구개발과 기초학문교육 능력, 기업수요에 맞춘 직무역량 교육, 문제해결과 체계적 사고 역량 교육에 대한 점검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지역인재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수요에 대학이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기업 수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경남 기업들은 제품개발을 담당하는 연구기능 수요는 적다고 볼 수 있으나, 생산현장 공정개선을 담당하는 기술개발 기능 수요는 매우 높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필요한 인력 수요다. 지역에서 가능하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하려고 시도하는 기업들은 제품개발과 공정개선을 담당하는 기술개발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항공부품, 주방기기, 자동차부품 분야 연구개발 인력 부족은 심각하다. 연구개발인력은 대학에서 기초학문분야의 충실한 교육을 받은 인력을 의미한다.

규모에 관계없이 기업은 다양한 수준의 ICT/SW직무 역량을 가진 인재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데이터 엔지니어, AI 알고리즘이나 기계학습 분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공급이 부족하다. 이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관계자들은 전문가 수도권 이직이 심해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가 재직자 대상 교육을 시작할 것이고, 내년 초 NHN이 울산경남플랫폼과 같이 USG 대학생을 대상으로 개발자 심화교육을 시작할 것이다. USG 공유대학이 NHN과 같이 개발한 기초교육과정을 이수한 졸업생이 배출되는 2023년 초 전까지는 인력난이 해소되기 어렵다.

기업은 정시채용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수시채용이 정시채용 숫자를 넘어섰다. 수시채용이란 경력자 채용, 인턴십을 통한 채용, 기술개발과제를 수행한 인력 채용을 의미한다. 기업 내부 직무 교육을 대학에서 이수한 졸업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기초학문분야와 ICT/SW교육을 받은 인재를 원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반면 대학 재정난은 기초학문분야, 새로운 기술분야 교육을 어렵게 하고 있다. USG 공유대학은 교육부와 경남도, 울산시, 경남교육청, 울산교육청의 재정 지원과 울산·경남지역 16개 대학이 모여 기초학문 분야, 신기술분야 교육에 집중투자해 기업 수요대응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USG가 개설한 19개 과목 강의를 위해 코딩 플랫폼, 강의생성도구, 유니티를 활용한 실감형 실습환경을 구성해, 경상국립대, 창원대, 경남대, 인제대, 영산대에서 융합전공 학생들이 수강할 것이다. 각 과목은 온라인 실습, 기업실무자 강의, 기업이 보유한 정보와 실습환경 공유, 원격 학사관리체제를 유지할 것이다. 아울러 LG전자, 볼보 코리아, 신성델타테크, 삼현 등 기업에서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다. 인턴십 프로그램과 더불어 USG 학생들은 각 전공이 설치한 랩에 참여해 팀워크,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이 랩은 분야별 전공교수와 기업과 연계한 36개 랩으로 구성돼 있다. 결국 USG 공유대학은 지역 청년들에게 수도권에 필적하는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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