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 정원 100% 거의 없어
사립 일부 등록률 공개 꺼려
"지역대학 존립안 고민할 때"

2021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 때부터 우려됐던 도내 주요 대학의 '신입생 정원 미달' 사태가 현실화했다.

4일 경남지역 대학가 올해 신입생 최종 등록률을 보면 지난해보다 모두 떨어졌다. 일부 사립대는 등록률 공개를 꺼려 신입생 미달 사태 심각성을 알게 했다.

국립대 중 경상대 최종 등록률은 97.8%로 나타났다. 3113명 모집에 3046명이 등록했다. 지난해는 99.8%였다.

이달 1일 자로 경상대와 통합한 경남과학기술대는 1179명 모집에 1136명이 등록, 등록률 96.3%를 보였다. 지난해 100% 등록률에서 올해 미달했다.

창원대는 1763명에 1735명이 등록, 최종 등록률 98.4%로 역시 지난해 99.5%보다 떨어졌다.

국립대 사정은 그나마 낫다. 도내 주요 사립대와 사립전문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에 따른 피해가 두드러졌다.

인제대 등록률은 79.9%로, 2030명을 모집했지만 300여 명이 미달했다. 지난해 98.9%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모집 정원이 적은 창신대는 그나마 한숨 돌렸다. 창신대는 475명 모집에 468명(98.5%)이 최종 등록했다. 지난해 100%보다는 떨어졌지만, 신입생 전원 전액 장학금 지급 등 지원책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경남대·영산대·한국국제대 등 다른 4년제 사립대는 등록률 공개를 보류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뿐 아니라 인근 지역 사립대 등록률은 처참한 수준"이라며 "대학으로서는 생존 문제가 걸린 상황이라 협의회(부울경제주입학관리자협의회) 차원에서 공개를 보류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해 2044명을 모집했던 마산대는 1748명이 최종 등록해 등록률 85%를 보였다. 지난해 등록률은 90.4%였다. 거제대는 420명 모집에 259명이 등록, 61.6% 등록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74%보다 10%p가량 떨어졌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말해줄 순 없지만)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정말 안 좋아졌다"며 "전문대 전체로 보면 간호·보건 계열이 강세인 곳은 그나마 선방했지만, 공대 계열 위주 대학은 신입생 모집 등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이번 신입생 미달 사태를 두고 학령인구 감소·지역·코로나19 등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21학년도 수능에 49만 3433명이 지원했는데, 이는 수능 제도가 도입된 1994학년도 이후 최저 인원이다. 여기에 생활·문화·경제면 등에서 지역과 수도권 격차가 커지고 있고, 지역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는 학생도 서울·수도권 대학에 가려고 해 지역대학 경쟁률은 더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입학 홍보 활동에 제약이 컸고, 유학생 유치도 어려워 신입생 미달 사태가 가속화했다는 것이다.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자유학부제 등 신입생 모집 방식을 바꾸거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학과 경쟁력 제고 등이 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학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는 불가피해졌고 현재 시행 중인 방안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을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역 대학은 존립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 지역 균형 발전과 연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전체 대학 정원 감축, 서울·수도권 대학 정원 외 모집인원 제한, 법인이 같은 대학 통폐합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며 "단순 평가 지표를 두고 대학 재정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정책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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