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효과 방역·노동·경제 등 전 사회적
불신 탓 접종 늦을수록 고통은 더 심해져

조만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코로나가 빨리 진정되어 일상을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각종 음모론이나 백신에 대한 불신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 자체가 과장되었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있다. 좀 심한 독감 수준인데 백신을 팔기 위해 호들갑을 떤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독성이 약화되면서 숙주와 공생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므로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전혀 아니다. 젊은 사람은 큰 문제가 아닐지라도, 노인이나 기저질환자의 경우 치명률이 높다. 게다가 전파력이 강하므로 이런 중증환자들이 대폭 늘어나면 의료체계가 붕괴해서 대규모 사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외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백신에 대한 각종 불신도 심하다. 게다가 이는 언론에서 조장하는 경우도 많다. 주로 부작용과 효과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모든 백신은 부작용이 있다. 부작용이 있어도 대부분은 잠깐 독감 비슷한 증상이 생기는 정도의 가벼운 것이므로 큰 문제가 아니다. 극소수에게서 중증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 역시 대부분 대처 가능하다. 예상되는 부작용보다 이익이 훨씬 크므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효과와 관련된 불신도 많다. 워낙 1등 내지 경쟁의 승자만을 선호하는 사회라서 그런지, 가장 효과가 좋은 백신을 맞아야지 효과가 떨어지는 백신을 굳이 왜 맞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백신 효과를 오해하는 것이다.

백신의 주요 효과는 세 가지이다. 증상발현 내지 발병 억제, 중증화 억제, 타인에게 전파 억제 등이다. 이 중 지금 효과가 더 높으니 아니니 따지는 것은 주로 첫 번째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첫 번째에서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더라도 현재 거론되는 모든 백신은 중증화 억제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전파 억제 효과도 비슷하다. 즉 설사 코로나19에 걸려서 증상이 나타나도 심하지 않게 되며 타인에게 전파시키는 것도 줄인다.

백신의 효과는 단지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코로나는 젊은 사람에게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 이렇게 대응하는 것은, 젊은 사람이 걸려서 노인에게 옮기고 그분들이 중증화되어 대규모 사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능성을 줄이는 데는 지금 거론되는 모든 백신이 효과가 있다. 1년 넘게 고생하는 방역 일선이나 의료진의 피로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는 자영업자나 불안정 노동자들의 고통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자신도 자신이지만 타인을 위해서라도 백신을 접종해야 하며, 백신의 효과는 개인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전체적인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빠른 접종이 중요하다. 자신에게 더 높은 효과를 기대하면서 또는 일부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을 미루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더 오래 유지해야 하므로 방역 일선이나 의료진 및 자영업자나 불안정 노동자의 고통은 더욱 가중된다. 개인적인 효과는 약간 떨어지더라도 전체적인 접종률 자체를 높이는 것, 즉 속도가 훨씬 중요하다. 백신에 대한 지나친 불신은 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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