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후 커지기 시작해 60∼70대서 유병률 증가
가족력 연관성 큰 질병 20∼30대 젊은층도 발생
약물 투여로 치료 시도차도 없으면 내시경 수술

인체에 생기는 여러 질환 중에서도 어지간히 통증이 심하지 않으면 병원 찾아가기 쉽지 않은 질환 중에 전립선비대증이 들어갈 것이다. 남모를 고민을 계속 안고 가다가는 고통만 더할 뿐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터. 특히 이 질환은 겨울이면 더 심해진다는데, 계절적인 요인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어떤 증상이 있는지 치료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창원파티마병원 비뇨의학과 배성호 과장을 만나 물어보았다.

-어떤 증상이 있으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할 수 있는 걸까요?

"전립선비대증은 이미 남성들에게 흔히 알려진 병인데요. 하지만 아직도 나이 탓으로 여기고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몰라 병원을 찾지 않고 불편을 감내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소변 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어집니다. 전립선비대증이 점차 진행하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소변을 보기 시작할 때는 나올 것 같으면서 잘 안 나오고, 소변이 나오더라도 금방 나오지 않고 나오다 끊기는 경우가 있어 힘을 주어 소변을 보게 됩니다. 소변보는 끝에는 방울방울 힘없이 떨어지고 다 눈 뒤에도 소변을 덜 보고 남아있는 느낌이 듭니다. 또 소변보는 횟수가 평소보다 많아지는데, 특히 잠을 자는 새벽에 두 번 이상 일어나게 되는 불편함이 생기기도 합니다."

-전립선비대증 증상이면서도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있는 증상도 있나요?

"흔히 소변과 연관된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어떤 점이 불편한지 여쭤보면 그저 '전립선이 안 좋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 대부분이 전립선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는 전립선보다 다른 문제로 소변 증상이 생긴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 소변이 자주 마려울 때는 전립선 외에도 방광에 문제가 있어 함께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방광이 예민하고 용적이 감소하는 '과민성 방광'이거나 반대로 방광의 탄력이 줄고 소변 배출 능력이 감소하는 '신경인성 방광'이 그렇습니다. 한편 평소보다 갑자기 소변이 자주 마려워지는 경우에는 소변에 염증이 생겼거나, 요로 결석이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합니다. 따라서 소변 문제로 병원을 처음 방문하는 경우 세심한 병력 청취와 함께 소변, 혈액검사, 초음파검사뿐 아니라 그 밖에 필요한 추가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전립선 질환은 어느 연령대에 잘 걸리고 어떤 신체조건일 때 발병 확률이 높나요?

"사람은 나이가 들면 왜소하고 쇠약해지지만, 전립선은 나이가 들면 점점 뚱뚱해집니다. 40대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크기가 증가해서 주로 50대부터 전립선비대증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60~70대에는 당연히 유병률이 더 증가합니다. 전립선비대증은 아시아인보다 백인이, 채식보다는 육류 섭취가 많은 서구식 식단에서 더 잘 생긴다는 보고가 있으나 이러한 내용은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입니다. 전립선비대증 외에도 전립선에는 전립선염이라는 염증성 질환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전립선비대증의 합병증으로도 생길 수 있지만, 그와 상관없이 20~30대의 젊은 연령층에도 생길 수 있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요즘은 젊은 환자들도 전립선에 대한 진찰과 검사를 통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도 가족력 영향을 받나요? 암으로 발전하기도 하나요?

"전립선비대증의 발생은 가족력과 연관성이 많다고 봅니다. 가족 중에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나머지 남자 식구들도 이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이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크기가 자란 전립선은 단순히 '양성' 전립선비대증인 것 외에, 전립선암이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그래서 이것을 가려내기 위해 배뇨장애를 호소하는 남성 환자들은 기본적으로 직장 수지 검사, 전립선 초음파 검사, 혈액검사(PSA)를 하고 있습니다."

-겨울에 잘 발병한다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전립선비대증의 진행이 계절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추운 날씨는 몸을 긴장되게 하고 소변을 보게 만드는 장기는 평소와는 달리 작동이 더뎌 소변을 보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소변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습니다."

▲ 창원파티마병원 비뇨의학과 배성호 과장이 전립선 질환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창원파티마병원
▲ 창원파티마병원 비뇨의학과 배성호 과장이 전립선 질환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창원파티마병원

-전립선은 한 번 커지면 자연적으로 다시 줄어들진 않나요?

"전립선비대증은 노화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시 젊어지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한 번 비대해진 전립선은 자연적으로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꾸준한 약물치료나 수술이 필요하게 됩니다."

-성생활을 자주 하고 안 하고가 전립선비대증 발병에 연관이 있습니까?

"성생활의 빈도와 전립선비대증의 발병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습니다. 다만 성생활 빈도가 높은 사람은 남성호르몬이 왕성히 분비되는 사람일 수 있고, 이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받아 전립선비대증이 더 빨리 진행할 수도 있지 않을까 추측해볼 수 있겠습니다. 한편, 진료하면서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자신의 성 기능이 나빠진 것으로 여기는 환자들을 많이 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잘못된 생각입니다. 나이가 듦에 따라 성 기능 감퇴와 전립선비대증은 동시에 찾아올 수 있어서 그렇게 오인하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떤 증세가 나타나면 꼭 병원에 가야 하나요?

"기본적으로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좋으므로 가벼운 소변 불편감이라도 지속하면 비뇨의학과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소변에 염증이 생기거나, 피가 나오는 경우, 소변을 여러 번 보는데도 잘 안 나오고 하복부가 불편하거나 팽만한 경우에는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하는 검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조직검사도 한다면서요?

"배뇨 증상이 있는 환자는 기본적인 진찰과 함께 소변검사, 전립선특이항원(PSA)검사를 포함한 혈액검사 그리고 전립선, 방광 초음파 검사를 합니다. 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계속 높은 경우 전립선암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므로 이런 환자들은 암 여부를 알기 위해 전립선 조직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치료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네요. 어떤 상태이면 수술해야 할까요?

"대개는 먹는 약으로 치료를 시작합니다. 약에 효과가 있을지라도 꾸준히 복용해야 하고 약을 완전히 중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고, 소변이 막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거나, 염증, 방광결석 같은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 또는 다른 건강 문제로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요즘은 전립선비대증을 확인했을 때 비대증의 정도가 매우 심할 경우, 조기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방광 기능까지 나빠질 수 있는데 이를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수술은 어떻게 진행하고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도 궁금합니다.

"요도로 들어가는 내시경을 이용하여 수술합니다. 전기 기구를 이용하여 전립선 조직을 깎아내는 방법도 있고, 홀뮴 레이저를 이용하여 전립선을 도려내는 수술도 가능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수술 방법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보통 수술 후 3일에서 5일간 소변줄을 착용한 상태로 입원 치료하고 이후 퇴원합니다. 퇴원 후에는 수술에 따른 불편감이 한 달이나 그 이상 기간 있을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합니다."

-전립선비대증 예방법이 있을까요?

"채식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서 전립선비대증이 적게 생긴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만 예방하기 위한 노력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립선비대증을 초기에 발견하고 정기적으로 감시하며 꾸준히 관리하는 것입니다. 건강 검진을 통해 전립선 검사를 하거나, 가벼운 증상이라도 오래 지속하면 비뇨의학과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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