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고 고집하는 적폐 꼰대 판검사들
조직 보위하려면 국민 권력 더 받들어야

중년 나그네가 어둠이 내리는 산속을 헤매다가 인가를 발견합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집주인을 부르자 나이 지긋한 노부부와 젊은 아들이 나왔습니다. 나그네는 하룻밤 쉬어가기를 청했고 흔쾌히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들의 행동이 수상했습니다. 부모님께 공손하게 밥을 지어 올리고 공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툭 하면 주먹질을 하는 것입니다. 놀란 나그네가 물으니 부모님 말이, 오래전 산속으로 들어와 살면서 늘그막에 얻은 귀한 아들이 너무 좋아서, 엄마가 어린 아들에게 "아빠 때찌" 하면 아빠가 아픈 척하며 깔깔 웃고 "엄마 때찌" 하면 엄마가 그렇게 하다 보니 세월이 흘러 아들이 다 컸는데도 부모님께 효도한답시고 틈만 나면 때린다는 것입니다.

우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사정을 들은 나그네가 다음날 날이 밝자 그 아들을 데리고 자신이 사는 큰 마을로 떠났습니다. 큰 마을에 처음 와본 아들은 세상 돌아가는 것이 너무 놀라워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심성이 밝고 착한 청년을 앉혀 놓고 나그네가 가르쳤습니다. "때리는 효도는 옛날 방식이고 지금은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네, 이제는 부모님을 때리지 않고 마음을 기쁘게 해줘야 한다네." 근본이 착한 청년인지라 잘 가르치니 아주 훌륭한 인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바꾸지 못하고 옛것만을 주야장천 읊어대는 집단들이 있습니다. '온고지신'.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통하여 새것을 안다'는 논어 말씀이 떠오릅니다. 저 같은 종교인들이 특별히 귀를 기울여야 할 말씀입니다. 옛것을 낡은 것이라 함부로 여기고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옛 방식만을 고집해서는 적폐에 꼰대라는 비난을 듣게 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가장 욕 많이 먹는 집단이라 할 종교인도 아직 그 욕바가지에 미치지 못하는 집단을 봅니다. 판검사들입니다.

구약성서 '다니엘서'에 보면 수산나라는 귀부인에게 음욕을 품은 두 재판관이 자신들의 그릇된 욕망을 채우려다가 실패하자 수산나를 모함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이라는 청년을 통하여 수산나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 주고, 백성들은 그 악한 재판관들을 돌로 쳐 죽여 버립니다. 실로 두렵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재판관이라는 직업은 단순한 직업이 아닙니다. 사람의 신체와 생명을 다루는, 성직과 같은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성경에서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재판할 때 불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너희는 가난한 이라고 두둔해서도 안 되고, 세력 있는 이라고 우대해서도 안 된다. 너희 동족을 정의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레위기 19,15)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책을 더 많이 달달 잘 외워서 시험 잘 쳤다고 존경받고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옵니다. 국민 눈높이에 맞게 법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종교인보다 더 욕먹는 판검사가 사라지기를 기도드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