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속 400여 명 고인 배웅
고향 주민 "아까운 분"애통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고향인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선영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장맛비가 내린 이날 마지막 배웅 길에는 유족을 비롯해 친지, 고향 주민, 박원순 팬클럽 회원, 일반 추모객 등 400여 명이 함께했다.

박 시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 30분 발인 후 오전 8시 30분부터 서울시청에서 온라인 영결식을 했다. 영결식 후 박 시장 시신은 오전 10시 10분께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하고 나서 오후 1시 20분께 고향이자 선산이 있는 창녕 선영으로 향했다.

오후 5시 30분께 고 박원순 시장 영정을 든 아들과 딸, 부인이 마스크를 쓰고 차례로 장가1길 마을회관 옆에 있는 박 시장 생가에 도착했다. 아들과 딸은 가슴으로 울음을 삭이는 듯했다. 하지만 부인은 생가에 들어올 때부터 제사를 지내는 내내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 13일 오후 5시 40분께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을 든 유족들이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생가에서 제사를 지낸 후 유해를 장지로 옮기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13일 오후 5시 40분께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을 든 유족들이 창녕군 장마면 장가리 생가에서 제사를 지낸 후 유해를 장지로 옮기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유족들은 생가에서 친척들과 제사를 지낸 후 장가리 산43번지에 있는 부모 선영 아래쪽에 평장묘를 써서 박 시장 유해를 안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위원회 측은 유족 요청에 따라 생가 제사 모습까지만 취재를 허용했다.

장가리 생가는 박 시장이 장마초등학교, 영산중학교에 다닐 때 살았던 곳이며, 부모가 돌아가신 후 박 시장의 형이 관리하고 있다.

앞서 박 시장 유해가 창녕에 도착하기 전 고향 주민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럴 사람이 아닌데 아까운 분"이라며 슬퍼했다. 또 한 주민은 "박원순 시장님 왜 가셨어요? 우리 국민은 어쩌라고 이렇게 오셨어요?"라며 애통해했다. 오후 4시 30분께 생가에 온 박 시장의 큰누나는 "우야꼬 우야꼬 이 일을 우야꼬"라며 대성통곡했다.

이날 생가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더불어민주당 김해 을 김정호 국회의원, 김경수 지사 부인인 김정순 여사, 허성무 창원시장, 한정우 창녕군수, 김지수 전 경남도의회 의장, 박상재 전 창녕군의회 의장, 진영출 박원순팬클럽 상임대표 등도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 여성 측이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 4년간 지속됐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창녕 생가를 찾은 추모객들 역시 착잡한 마음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9일 오후 5시 17분께 그의 딸이 112에 실종 신고한 이후 경찰과 소방당국의 수색 끝에 이튿날인 10일 0시 1분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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