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관련 입장에 모순 여전
관련 모든 단체 모여 간담회를

김장희 회장님의 글 잘 보았습니다. 그동안 주고받은 네 차례의 논쟁을 통해 서로를 설득할 수 없는 핵심쟁점이 무엇이라는 정도는 충분히 알게 되었습니다. (4월 6·10·16·24일, 5월 7·15·18·28일 자 8면 발언대)

이 시점에서 어느 한쪽이라도 더 이상의 논쟁이 무의미하다고 판단되어 반론을 제기하지 않으면 이 논쟁은 중단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또 한 번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글을 남기셨군요.

그 글 속에서 역사 명칭에 대해 "개인·단체의 역사관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해놓고 이어서 '4·11민주항쟁은 4·19혁명의 첫날입니다'라는 본회의 행사 슬로건에 대해 "현수막·광고탑·가로등 배너를 이용해 시민을 상대로 홍보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것, 그리고 용어 사용의 자유가 이런 식으로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만은 짚어두고자 한다"고 대못을 박고 나가시네요.

한마디로 "너희들끼리 생각하는 건 좋은데 공개적인 장소에서 시민들에게 알리면 안 된다"는 말인데, 마치 3·4월혁명의 역사는 3·15의거기념사업회가 독점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행사 슬로건 중에 '첫' 자에 대한 부정적인 긴 설명을 하셨는데, 혹시 올해 3·15의거 60주년 기념 슬로건이 '대한민국 첫 민주화운동, 3·15의거 예순 해!' 아닌가요. 올해 3·15의거기념사업회의 모든 광고물에 들어 있는 문구입니다.

마산에서 3·15의거를 첫 민주화 운동이라고 하면 큰 상처를 받는 다른 도시 시민들이 있다는 걸 누구보다 더 잘 아실 테지요.

그래도 저는 3·15의거에 '첫' 자가 붙는 게 참 좋습니다. 단, '유혈'이라는 단어를 넣어 '첫 유혈 민주화운동'이라고 한다면 말이죠. 마산(창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깨가 으쓱해지는 우리 고장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첫' '발원지' '진원지' 이 세 단어의 공통점은 '맨 처음'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산의료원 입구에 있는 4·19혁명진원지 표지석은 당연한 것이라 하고 김주열기념사업회가 4·19혁명이 첫날이라고 시민들에게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은 모순 중의 모순입니다.

이참에 그동안 여러 관련자의 입장을 생각해서 지면에서 밝히지 않았던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우리 단체가 4·11 행사를 앞두고 지금 김장희 회장이 문제 삼는 문구가 적힌 행사광고물을 즉시 철거하라는 항의 전화를 시청 공무원들에게 수차례 하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난처한 입장이 된 공무원들이 우리를 찾아와 사정했지만 그건 합법적인 게시물이었고 우리 역시 철거할 이유도 의사도 없었습니다.

어떤 분들인지는 몰라도 "그분들이 무슨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우리에게 직접 전화를 하시라"고 전해달라고 했지만 행사가 끝날 때까지 단 한 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4월 6일, 상대를 알 수 없는 분들에게 오해는 풀어드리겠다는 생각에서 이 발언대 지면에 글을 올렸더니 김장희 회장님이 즉각 반론하고 나와 이 논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끝으로 저는 이 지면을 통해 빠른 시일 안에 3·15 관련 모든 단체와 김주열기념사업회 측이 만나 간담회를 하자는 긴급제안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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