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체계 이상으로 발생…인후통·이물감은 곧 염증 결과
특정영양소 과다·부족 원인…고농축 요오드 섭취는 위험

요즘 기침을 하거나 목이 따갑다거나 또는 열이 있다거나, 아주 사소한 증세에도 '혹시, 코로나19?' 하고 덜컥 겁이 날 수밖에 없다. 호흡기 질환에 대개 인후통이 동반되기는 하나 목에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호흡기 질환은 아니다. 목젖 부분이 계속 아프다거나 이물감이 있다면 갑상선염에 의한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겠다.

갑상선이란 목젖 아래쪽 기도를 감싸고 있는 15~20그램 정도의 무게를 지닌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여기서 인체 각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내분비란 몸속 이런 기관에서 특유의 호르몬을 만들어 혈액 속으로 분비하는 현상을 말한다.

갑상선이 비대해지고 기능이 떨어지면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다거나 조금만 먹어도 체중이 늘어나는 이상 증세가 생긴다.

이 경우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일 가능성이 크다.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와 만성피로 같은 증상이 동반되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한마음창원병원에 내분비외과가 있어 도움을 청했다. 한양대 외과 임상교수이기도 한 이이호 전문의가 궁금증을 풀어줬다.

-목이 붓고 침 삼키기 어려우면 갑상선 이상으로 봐도 될까요?

"흔히 말하는 인후통 및 이물감이나 연하곤란(음식물이 식도를 거쳐 위로 가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현상)의 경우 갑상선의 결절이나 갑상선염에 의한 비대 등으로 생길 수 있는 증상입니다. 그 외에도 급성 비인두염, 상기도염과 같은 인후두부의 염증이 있는 경우에도 가능합니다."

-갑상선 질환도 증상과 원인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면서요?

"갑상선염은 인과 증상에 따라 급성 갑상선염, 만성 갑상선염(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 하시모토 갑상선염으로도 불린다), 아급성(급성과 만성 중간) 갑상선염(아급성 육아종성 갑상선염), 무통성 갑상선염(아급성 림프구성 갑상선염) 등으로 나뉩니다(표 참조). 가장 흔한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은 신체 내 일부인 갑상선을 공격하는 면역체계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으로 일어나는 질환)의 일종입니다. 갑상선이 비대해지는 증상이 가장 흔합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타납니다. 국내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급성 갑상선염의 경우, 감염 부위의 통증 및 열감, 피부색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은 어떤 체질인 사람이 잘 걸리나요?

"잘못된 식습관으로 특정 식품이나 영양소를 과다하게 섭취하거나 부족하게 섭취하는 경우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갑상선 질환의 경우 특별히 권장되거나 피해야 하는 음식이 없으며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만 요오드 섭취가 방해되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는 일반적인 요오드 섭취량의 2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특별히 큰 영향은 없습니다. 오히려 치료를 위해 일부러 다시마환 등 고농축 요오드 섭취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요오드 과다 섭취는 오히려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 등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암으로도 진행되나요. 어떤 상황이면 암이 되는지,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종류의 자가 면역질환과 자주 함께 발병하고, 결절성이면 아주 드물게 암으로 진행하는 수가 있어서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인 추적관찰 상 30% 정도에서 자연 치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만성 갑상선염 환자 가운데 악성 림프종이 생길 수 있고 갑상선 유두암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갑상선염이 반드시 갑상선암으로 이어지지 않으므로 만성 갑상선염 환자는 암에 대한 주의·관찰과 함께 결절이 발견되면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 이이호 한마음창원병원 내분비외과 전문의.  /한마음창원병원
▲ 이이호 한마음창원병원 내분비외과 전문의. /한마음창원병원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갑상선 저하증이 있으면 갑상선호르몬을 투여합니다. 갑상선종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생리적 용량보다 많은 양을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50세 이하의 젊은 연령에서 심장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충분한 호르몬 대체요법을 권장하지만, 나이가 많거나 심장질환이 있으면 그보다 낮은 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어느 정도 상태이면 수술을 하고, 수술하면 완치가 되는 건가요?

"급성 갑상선염의 경우 항생제와 수술 등의 외과적 치료가 주를 이루며, 나머지 갑상선염은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치료 등 내과적인 치료를 하게 됩니다. 대부분 합병증 없이 저절로 회복됩니다."

-치료나 수술 후에 환자가 꼭 지켜야 하는 주의사항과 효과적인 관리법은 뭔가요? 림프구성 갑상선염을 예방하려면 어떤 조치를 하면 될까요?

"갑상선염 질환의 발생 및 치료에서 요오드 섭취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근거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요오드 결핍지역인 유럽과 미국 등의 일부 지역과는 다르게 우리나라는 식사 이외에 요오드의 추가적인 보충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가 면역성 갑상선염에서는 요오드 제한이 갑상선염의 호전에 도움이 된다는 일부 근거가 있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는 경우에는 요오드 함유량이 높은 식품을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요오드가 많은 식품에는 김, 미역, 다시마, 한천, 조개, 게, 새우, 굴, 바다 생선, 버섯 등이 있습니다. 요오드가 많은 식품과 함께 동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갑상선 질병 종류
△급성 갑상선염 = 기존에 갑상선 질환을 앓던 환자에게 세균이나 미생물이 침입해 발생
△아급성 갑상선염 = 원인은 잘 알려지지 않지만, 많은 환자에서 감기 등의 상기도 감염을 앓은 병력이 관찰됨
△무통성 갑상선염 =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변형으로 추정됨
△산후 갑상선염 = 무통성 갑상선염 일종으로 출산 후 발생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 = 자가면역질환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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