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취소 강의·수업 휴강
예술단체 사업계획도 잠정보류

경남지역 예술인들이 코로나19로 공연·전시가 취소되자 '비자발적 격리, 비자발적 백수'로 내몰렸다. 전업 예술인은 말할 것도 없고, 생계를 위해 학교·센터에서 '투잡'을 하는 예술인은 고정적인 수입마저 끊겼다.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2019 경남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술인이 순수 예술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한 달 수입이 44만 2210원이다. 예술인 10명 중 8명은 연간 수입이 평균 1000만 원 미만으로 70.9%가 연평균 500만 원도 채 못 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술인들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공연·전시가 줄줄이 취소되고 학교·센터 수업도 휴강됐다.

소비심리 마저 위축된 상황이라 미술품 거래 등 문화예술 분야 소비는 기대하기 어렵다. 전미소 피아니스트는 오는 3월 6일 창원 3·15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연을 취소했다. 전 피아니스트는 "두 번째 독주회로 팸플릿 제작까지 해놓았지만 코로나가 심해지는 바람에 공연을 8월로 연기하기로 했다"며 "예술인의 경우 급여가 일정하지 않다 보니 연주회나 학교 강의가 끊기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상호 한국작가회의 경남지회 사무국장은 외부 강의가 전면 연기됐다고 전했다.

이 사무국장은 "문인의 경우 예술활동만으로 생계 유지가 어려워 방과후 수업이나 복지관 등에서 강의를 많이 하는데 다 연기가 된 상황이라 일 자체를 못한다"며 "힘들어도 희망이 보이면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는데 현재 추세로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도내 한 예술단체 사무국장은 "연주회는 물론 교회 성가대 연주도 취소돼 수입이 제로가 됐다"며 "메르스 때랑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지인끼리도 서로 만나면 돈이 나가니까 집에만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욱용 작곡가는 "음악회는 4~5월이 가장 많고 그 공연을 위해선 현재 한창 연습을 해야 할 시기다"며 "하지만 여러 사람의 호흡을 중요시하는 앙상블이나 합창단의 경우 코로나로 연습을 할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예술가나 단체들은 공연장·전시실을 대관해 개인전이나 연주회를 연다. 상반기 대관 공연·전시가 줄줄이 취소되면 하반기 대관 경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공연을 하고 싶어도 공연장을 못 구해 연주를 포기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몇몇 예술단체의 경우 집행부나 이사회 모임이 불투명한 상태다. 경남민예총 관계자는 "3월 이사회나 집행부 모임을 통해서 1년 계획을 짜고 승인을 받는데 그런 과정이 잠정 보류됐다"며 "예술사업 등이 미루어져 막막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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