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최초로 다카르랠리 모터사이클 부문에 출전한 류명걸(38)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의 모래바람을 뚫고 선전하고 있다.

2020다카르랠리가 지난 4일 개막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지역 특설무대 다카르 빌리지에서 전야제가 열렸으며, 이튼날 본격적인 경주가 시작됐다.
이번 대회는 5일 제다를 출발, 오는 17일 키디야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전체 코스는 12개 구간,  약 7500km에 이른다.
 

선수들은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도로가 없는 사막과 험지를 매일 수 백km씩 달려야 한다.
도로가 없는 비포장 도로 및 모래사막을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야 하기 때문에 매일 사고 소식이 잇따른다. 선수 사고 혹은 차량 고장으로 대회 초반부터 탈락하는 팀이 속출한다. 간혹 선수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해 '죽음의 랠리' 또는 '지옥의 랠리'로도 불린다.

1979년 프랑스 파리~세네갈 다카르를 달리는 것으로 시작된 대회는 중간에 남미로 무대가 옮겨졌다가 올해 대회부터 앞으로 5년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사우디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대회에는 모토(모터사이클), 쿼드(4륜 모터사이클), 자동차, SSV(다목적오프로드차), 트럭 등 5개 부문에 342개팀이 출전했다. 
모토 부문에는 144팀이 출전해 류명걸 선수와 경쟁하고 있다.

개인자격으로 출전한 류 선수는 처갓집양념치킨을 메인 스폰서로 허스크바나 랠리450이라는 모터사이클을 타고 달린다.
비행기 사진가인 정주영(39) 씨와 항공기 엔지니어인 홍승일(36) 씨 등이 현지에서 류 선수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대회 전야제 선수 소개 때 세계 각국 미디어 앞에서 태극기를 활짝 펼쳐보이며 결의를 다졌던 류 선수는 대회 첫날 1구간(stage1)에서 모토부문 91위를 기록했다.
둘째날 2구간은 50위로 마무리했다. 셋째날 3구간에서 코스를 두 차례 이탈하는 바람에 패널티 적용을 받아 85위로 밀렸던 류 선수는 8일 4구간에서 다시 43위로 올라섰다.
 

류명걸 선수는 "한국인 최초로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카르랠리에 참가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처음 대회에 참가한 것인만큼 성적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까지 몸상태도 아주 좋고 반드시 완주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 모터사이클의 새로운 역사가 된 만큼이나 유일한 한국인 참가자인 만큼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자부심을 안고 달리겠다"라고 덧붙였다.

정주영 사진가는 "세계 3대 모터스포츠인 다카르랠리는 매일 수백km를 달려  축구장 10개 크기의 야영지로 이동하는 엄청난 규모의 대회이다. 수 천명의 사람들이 매일 정신없이 움직인다. 그곳에서 유일하게 두명의 한국인이 동분서주 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선배들의 도전정신을 보고 자라온 다카르 세대다. 그 도전정신을 이어받아 받드시 완주하겠다" 라고 밝혔다. 

류명걸 선수는 2017년 몽골랠리 우승, 2018년 바하랠리(멕시코) 클래스1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한편, 국내 자동차 제작사 중에서는 쌍용자동차가 이번 다카르랠리에 출전 중이다. 쌍용차팀 선수는 외국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