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없이 7구간까지 종합 44위 기록
파울로 곤칼베스 선수 경기 중 심정지로 사망
주최측 13일 8구간 일부 경기 취소, 고인 추모일 지정


2020다카르랠리에 참가 중인 류명걸(38) 선수가 7구간까지 무사히 마무리하며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류 선수는 한국인 최초로 다카르랠리 모터사이클 부문에 출전했다.

한국인 최초로 다카르랠리 모터사이클 부문에 출전 중인 류명걸 선수가 망망대해 같은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을 헤치고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정주영 사진가 제공
한국인 최초로 다카르랠리 모터사이클 부문에 출전 중인 류명걸 선수가 망망대해 같은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을 헤치고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정주영 사진가 제공

 

류 선수는  지난 12일 치러진 대회 8일차 7구간에서 구간순위 40위, 종합순위 44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출전 선수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카르랠리 '첫 출전' 선수만 따로 시상하는 '루키' 순위에서도 전체 38명 중 5위를 기록하고 있다.
루키 선수는 7구간까지 달리는 동안 10여 명이 중도 탈락해 현재 25명만 남았다.
루키 순위에서 류 선수 보다 앞선 4명은 팩토리팀(브랜드 지원팀) 소속이어서 개인 출전 선수로는 류 선수가 1위인 셈이다.

2020다카르랠리에 출전 중인 류명걸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의 돌밭길을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정주영 사진가 제공
2020다카르랠리에 출전 중인 류명걸 선수가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의 돌밭길을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정주영 사진가 제공


7구간은 야영지에서 경쟁구간 시작지점까지 128km, 경쟁구간 546km, 경쟁구간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음 야영지까지 67km 등 총 741km의 사막을 달려야 하는 구간이었다.
또 사막임에도 낮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등 추위와도 싸우면서 달려야 했다.

앞서 11일은 대회 전체 일정 중 중간 휴식일이었다. 이날 류 선수는 휴식을 취하며, 그동안 거친 경기로 망가진 모터사이클을 정비하는 등 이후 일정에 대비했다.

류 선수는 지난 10일 6구간에서  44위, 9일 열린 5구간에서는 47위를 기록했다.

2020다카르랠리에 출전 중인 류명걸 선수가  7구간 사막을 힘차게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다. /정주영 사진가 제공
2020다카르랠리에 출전 중인 류명걸 선수가 7구간 사막을 힘차게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다. /정주영 사진가 제공


13일 열린 예정이던 8구간은, 자동차·SSV(다목적오프로드차)·트럭 부문은 예정대로 경기가 진행됐지만, 모터사이클과 사륜모터사이클 경기 일정은  취소됐다.

전날 7구간 경기 중 히로(Hero)팀의 파울로 곤칼베스(40·포르투갈) 선수가 심정지로 숨졌기 때문이다.
이 선수는 남미에서 열렸던 2015년 다카르랠리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이 대회에만 10여 차례 출전한 베테랑 선수다.

대회 주최측은 7구간 경기를 마친 직후 대회 참가자 전체가 참여해 파울로 곤칼베스 선수를 기리고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또 13일 8구간 모터사이클·사륜오토바이 경기 취소를 결정하고 참가자들이 이날 하루 동안 파울로 곤칼베스 선수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는 한편 심리적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

포르투갈 출신 파울로 곤칼베스 선수가 2020다카르랠리 7구간 경기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이날 경기 중 모래 언덕을 넘어가는 파울로 곤칼베스 선수. /정주영 사진가 제공
포르투갈 출신 파울로 곤칼베스 선수가 2020다카르랠리 7구간 경기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이날 경기 중 모래 언덕을 넘어가는 파울로 곤칼베스 선수. /정주영 사진가 제공

 

류명걸 선수는 "착잡하다. 우리 일상속에서도 삶과 죽음이 공존하지만, 다카르랠리와 같은 특별한 이벤트에서 매일 만나던 동료가 갑자기 이 세상에 없다고 하니 더욱 크게 와닿는다. 주변의 모든 이들을 다시 보게 된다"라며 "더욱 집중하고 좀더 차분히 달리겠다"라고 말했다.

현지에서 류 선수를 뒷바라지 하고 있는 정주영(38) 사진가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며 "이제 반정도 지나왔는데, 부디 류명걸 선수가 완주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라고 바람을 전했다.

소식을 접한 국내 모터사이클 동호인들도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와 단체대화방 등에서 파울로 곤칼베스 선수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류명걸 선수가 순위 보다 끝까지 무사하게 완주만 해주면 좋겠다"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2020다카르랠리 야영지 전경. 10여일 간 이어지는 대회 기간 중간 기착지마다 야영지가 마련되며, 선수와 지원팀이 이곳에서 숙식과 정비를 한다. /정주영 사진가 제공
2020다카르랠리 야영지 전경. 10여일 간 이어지는 대회 기간 중간 기착지마다 야영지가 마련되며, 선수와 지원팀이 이곳에서 숙식과 정비를 한다. /정주영 사진가 제공


한편, 2020다카르랠리 사우디아라비아 대회는 전체 약 7500km를 12개 구간으로 나눠달린다. 경기는 17일까지 열린다.

대회 참가 선수들은 모래사막과 돌밭길을 매일 수 백km씩을 달려야 한다.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피로가 쌓이고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차량 고장으로 대회를 포기하는 팀도 늘어난다.

이번 대회에서도 선두권이던 혼다·야마하 팀 선수 여러 명이 이미 사고와 선수 부상·차량의 심각한 고장 등으로 중도 탈락했다.

올해 대회에는 모토(모터사이클), 쿼드(4륜 모터사이클), 자동차, SSV(다목적오프로드차), 트럭 등 5개 부문에 342개팀이 출전했다. 모터사이클 부문에는 144팀이 출전했다.

국내 자동차 제작사 중에는 쌍용자동차 모터스포츠팀이 스페인 드라이버들과 엔지니어로 팀을 구성해 튜닝파츠 적용 랠리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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