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정권 실세 비위 의혹으로 구설
공직에서는 사욕 채우려 하면 안 돼

하늘 그물(천망)은 성긴 듯해도 한번 걸리면 누구나 빠져나갈 수 없다. 지위가 높을수록 잘 걸려든다. 그만큼 촘촘하고 빈틈이 없다.

어부가 물고기를 잡으려 그물을 치듯 하늘도 사람들의 그릇된 욕심과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바로잡고자 우주 공간에 그물을 쳐 둔 셈이다.

정치인이나 공직자 중에는 이런 하늘의 이치를 몰라 패망의 길을 걸은 자가 수두룩하다. 모두 평소 신독(愼獨)을 실천하지 않은 탓이다.

신독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도 스스로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다. 사욕이나 위선이 아닌 개인으로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하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를 기피하고 외면한다. 타인을 생각하는 의로움(義)이 아닌 개인 욕심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마치 미꾸라지가 천적을 피하려고 웅덩이 밑바닥에 숨는 꼴과 같다. 문제는 미꾸라지가 아무리 물밑 깊숙이 몸을 숨긴다 해도 물이 마르면 언젠가는 외부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지나간 사례들을 짚는다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신독의 실천을 예사로 여겼다가 감옥을 드나들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형제도 같은 길을 걸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의 사욕에 걸려 '국정농단'이란 올가미를 쓰고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부도 하늘의 그물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다. 당사자들로서는 편파적이라며 사법 칼날을 원망하겠지만 이 역시 평소 신독을 실천하지 않은 것이 한 요인이다.

하늘 그물은 곧 '민의(民意)'다. 민의는 최고위층인 대통령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릴 정도로 준엄하고 추상같다. 반복하는 게 역사라면 현 정권도 앞 정권과 마찬가지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문재인 정부 일부 실세들이 도리에 맞지 않는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차이점은 대부분 정권 실세들 비리는 그 정권의 말기나 다른 정권이 들어섰을 때 드러나는 법인데 이 정권은 임기 절반쯤에 벌써 실세들의 행위들이 풍등처럼 날아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건이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 건 등이 대표적 사례다. 자유한국당은 이들 사건을 문 정권의 실세가 개입한 또 다른 국정농단이라며 몰아가고 있다. 죄의 유무를 떠나 마치 물이 마르니 숨었던 미꾸라지들이 하나둘 외부로 드러나는 형국이다.

원인은 역대 정권 실세들이 청와대를 마치 미꾸라지가 몸을 숨기는 물웅덩이쯤으로 생각한 탓이다. 그들끼리 저지른 행위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엄청난 착각이고 지극히 어리석은 발상이다. 하늘 그물은 진보 보수든, 좌파 우파든 지위가 높든 낮든 가리지 않는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모든 죄악과 형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비결은 오로지 신독을 실천하는 길이다. 일명 '인간 대어(大魚)'일수록 이 신독 실천을 인생사 삶의 '보검'처럼 여겨야 한다.

고소·고발문화가 발달한 각박한 세태에서 신독의 실천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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