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어지럼증·흉통 등 증상 땐 의심
꾸준한 약물치료·생활습관 개선 중요
1차성 병증, 관리하면 정상화 가능
음주·흡연 피하고 생선·채소 위주로

주변에 고혈압 환자가 의외로 많다. 한국고혈압관리협회 누리집을 보니 30세 이상에서 10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라고 한다. 60세 넘은 사람 중에는 30%로 나온다. 고혈압의 원인은 △가족 중 고혈압 환자가 있는 경우 △스트레스 △비만 △운동 부족 △짜게 먹는 경우 △고령 △알코올 중독 △흡연 등이다.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은 이러한 원인에 해당하지 않는지 살펴볼 일이다.

고혈압 환자이지만 자신이 고혈압인지 모르는 사람도 태반이라고 한다. 측정하기 전에는 잘 알지 못한다. 1기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159, 확장기 혈압은 90∼99다. 2기 고혈압은 수치가 160 이상 또는 100 이상인 경우다.

고혈압이 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하고 중풍, 심부전 등으로 합병증이 발병한다. 사망의 원인이 되는 큰 이유다. 대개 혈압이 올라가더라도 특별한 증세를 느끼지 못하는데 간혹 두통과 어지럼증, 의식장애, 손발 감각 장애,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난다.

지난주 뇌졸중과 치매를 다뤘다. 이 질환 역시 고혈압과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추위 때문에 혈관이 수축하기 쉬우니 고혈압 환자는 겨울철 더 조심해야겠다. 고혈압이 워낙 흔한 질환이다 보니 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어야 한다, 무조건 싱겁게 먹어야 한다 등 많은 이야기가 떠돈다. 그래서 제대로 알고자 한서의료재단 진영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 안성규 원장에게 물었다.

▲ 안성규 원장
▲ 안성규 원장

-먼저 고혈압약에 관한 것인데 한 번 먹으면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더군요. 사실인가요?

"아닙니다."

-아니라면 왜 그런 말이 떠도는지 궁금합니다.

"고혈압 환자의 3분의 1 미만에서는 꾸준한 생활습관 개선으로 혈압약을 중지하고 정상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의 상당수는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있으며 식이조절, 생활습관 개선이 꾸준히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상황에서 혈압약을 중지하면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약을 계속 먹다가 5일 정도 안 먹었는데 목이 뻐근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게 약을 먹지 않아 생긴 증세인가요?

"혈압이 상승하면 두통이 발생할 수 있어 뒷목이 뻐근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목이 뻣뻣한 것은 심한 스트레스로 목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혈압은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고혈압을 이런 이유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릅니다."

-사람마다 약이 다르던데, 약 이름이 다른 건 이해하겠는데 어떤 이는 5알 정도를 매일 복용하더군요. 왜 이렇게 처방이 다른가요?

"약물의 기전에 따라 ACE억제제, 안지오텐신차단제, 베타차단제, 칼슘차단제, 이뇨제 등이 있으며 한 종류의 고혈압 약제를 단독 사용하는 경우와 동반된 질환에 따라 각각의 약물을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 따라 선택하는 약물의 차이가 있습니다."

-언젠가 한 번 약을 바꾸었다가 응급차에 실려가는 환자를 보았습니다. 고혈압 환자가 약을 바꾼다고 해서 극도로 상황이 나빠지는 이유가 뭘까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만성콩팥병, 뇌졸중, 심방세동, 당뇨 환자 등에서 사용하는 혈압약은 차이가 있습니다. 질환에 따른 알맞은 혈압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혈압약을 먹고 치료되는 경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정상치로 돌아오고 얼마나 지나면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지요? 정상으로 판정하는 기준도 궁금하네요.

"2차성 고혈압 중 신혈관 이상이나 쿠싱증후군, 갈색세포종 등 치료 후 원인질병이 해결되면 혈압이 안정되는 경우 약물을 중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본태성 고혈압 환자의 3분의 1가량에서는 적절한 생활습관의 개선과 약물치료 후 혈압이 정상화되는 경우가 있으며 약물치료를 종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약물을 중단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약물의 중단 여부를 결정하게 되며 약물 중단 이후에도 정기적인 진료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고혈압은 유전적 원인과 후천적 관리 부실 중 어느 쪽이 더 큰 원인인가요?

"가족력이 있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1차성 고혈압을 본태성 고혈압이라 부르며 90∼95%에 해당합니다. 혈관이나 신장질환, 내분비성 질환에 의해 고혈압이 유발되는 것을 2차성 고혈압이라 부르며 5∼10% 정도가 해당됩니다. 유전적 원인에다 음주, 흡연, 비만, 스트레스, 지나친 염분 섭취 등으로 고혈압 발생 확률이 올라갑니다."

-고혈압 증상은 혈관 속 혈액의 흐름이 시원하지 못해 일어나는 것 정도로 알고 있는데 고혈압 증세에는 어떤 현상들이 있습니까?

"혈압 상승에 따른 두통, 어지럼증, 두근거림, 피로감, 시야흐림, 흉통, 호흡곤란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으로 말미암은 병증이 다양하다던데 어떤 질병들을 유발하나요?

"뇌졸중, 일과성허혈성발작, 혈관성 치매, 협심증, 심부전, 심방세동, 만성콩팥병, 대동맥확장증, 대동맥박리증, 말초혈관질환, 고혈압성 망막증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어떤 병증으로 확산하느냐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질 것 같은데 대표적인 치료 사례를 소개해주시면요.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을 10mmHg 낮추면 주요 심혈관 질환 20%, 뇌졸중 27%, 관상동맥질환 17%, 심부전 28%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병이 없는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130/90mmHg로 조절시 콩팥기능의 악화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가 저혈압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나요? 저혈압인 사람이 고혈압으로 바뀌는 사람을 본적이 있어서요.

"혈압약을 복용하면서 생활습관 개선이 잘 이루어지면 혈압이 정상화되고 낮아지는 경우가 있으며, 전립선비대증약 등과 복용 시 기립성 저혈압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진료 및 약물 조절을 통해서 혈압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혈압 관련 상식 중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고혈압 환자에게 운동은 금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누구나 운동을 하면 혈압은 올라갑니다. 하지만 운동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리지만 장기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평균 6∼10mmHg정도 혈압 강하효과가 있습니다. 먼저 혈압약을 통해 혈압을 조절한 후 유산소 운동을 하면 좋겠습니다."

-겨울철에 고혈압인 사람이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을까요?

"찬 기온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며 뇌출혈,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올라갑니다. 혈압을 주기적으로 측정하고 새벽 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과음이나 흡연을 피해야 합니다."

-고혈압 환자의 건강수칙을 알려주신다면요.

"하루 6g 이하로 소금 섭취를 제한하고 금주·절주하며 채소, 과일, 저지방유제품 섭취를 권장합니다.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이상의 운동을 권장하며 체질량 지수 25㎏/㎡ 미만으로 유지하면 좋겠습니다."

-고혈압 식단을 보니 저걸 어떻게 먹어 싶을 정도던데 궁금한 건 뷔페에 갔을 때 공략해야 할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 몇 가지 알려 주세요.

"연어, 고등어 같은 생선 섭취를 권장하고 육류는 살고기 위주로 드시고 과일과 채소, 견과류 등을 섭취하면 좋습니다. 트랜스지방이 많이 함유된 튀긴 음식이나 마가린 등을 사용한 쿠키 등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가정용 혈압측정기의 올바른 사용법 부탁드립니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발을 바닥에 붙이고 측정하며 혈압 측정 전 최소 5분 동안 안정하며 조용한 환경에서 측정합니다. 혈압 측정 전 30분 이내에 흡연, 음주, 카페인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